시즌 초반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서 2승 2패(승점 6·11위)로 체면을 구기고 있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가 역대급 이적료로 브라질 신성 영입에 성공했다.
맨유는 31일 측면 공격수 안토니(22)의 이적을 두고 네덜란드 리그(에레디비시) 아약스와 합의를 마쳤다고 밝혔다. 아약스도 “안토니가 1억 유로(한화 약 1352억 원)의 이적료로 맨유로 떠난다”고 전했다.
맨유의 올 시즌 5번째 영입이다. 앞서 시즌 개막 전 타이럴 말라시아, 리산드로 마르티네스, 크리스티안 에릭센을 영입했다. 하지만 맨체스터 시티, 리버풀, 토트넘 등 경쟁 팀이 거물급 선수들로 전력보강을 하는 반면 맨유의 보강은 소극적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비 시즌 내내 공개적으로 팀을 떠나겠다는 의사를 밝힌 터라 팀 분위기도 어수선했다.
우려는 현실이 됐다. 맨유는 7일 개막전에서 브라이턴에 1-2로 패한데 이어 일주일 뒤인 14일 브렌트포드에 0-4 대패를 당했다. 안방인 올드트래포드에서 브라이턴에 패한 건 양 팀이 처음 맞대결을 펼친 1909년 이후 113년 만에 처음 겪는 일이었다.
발등에 불이 떨어진 맨유는 이후 적극적으로 선수 영입에 뛰어들었다. 23일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레알마드리드에서 뛰던 수비형 미드필더 카세미루(브라질)를 영입한 데 열흘도 안돼 다시 브라질 출신의 안토니 영입까지 성공했다. 전력보강 소식에 사기가 오른 맨유도 이 기간 동안 2연승을 거두며 반등하고 있다.
하지만 안토니의 영입이 ‘오버페이’라는 지적이 많다. 2020~2021시즌 아약스에서 유럽무대에 데뷔한 안토니가 첫 시즌에 9골 8도움, 지난시즌에는 12골 10도움으로 득점력이 아쉬웠는데 EPL 역대 4위에 해당하는 이적료를 안겼기 때문이다. 현지 매체들에 따르면 EPL 내에서 안토니보다 높은 이적료를 기록한 선수는 폴 포그바(유벤투스), 로멜루 루카쿠(인터밀란), 잭 그릴리시(맨체스터 시티)밖에 없다.
맨유 선수 기준으로도 역대 3위에 해당한다. 앞서 포그바가 2016년 유벤투스(이탈리아)에서 맨유로 이적하며 9330만 파운드(약 1473억 원)의 이적료를 기록했고, 루카쿠는 2017년 에버턴에서 맨유로 오며 9000만 파운드(약 1417억 원)를 기록했다. 당시 포그바는 세리에A 최고의 미드필더로 평가받고 있었고 루카쿠 또한 2016~2017시즌 에버턴에서 25골(2위)을 넣은 특급 골잡이로 평가받았다. 올 시즌을 앞두고 맨시티가 영입한 엘링 홀란(이적료 8550만 파운드)이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득점기계로 명성이 자자했고 리버풀이 영입한 다르윈 누녜스(8500만 파운드)도 포르투갈 프리메이라리가 득점왕 출신이었지만 안토니보다도 이적료가 낮았다.
다급했던 맨유의 상황과 아약스 시절 안토니를 지도했던 에릭 텐하흐 맨유 감독의 의지가 안토니의 몸값 상승을 부추겼다는 평가다. 시즌 초반 맨유가 불안한 출발을 보여 팬들의 원성이 자자했던 상황에서 텐하흐 감독은 안토니의 영입을 강력하게 요청했다고 한다. 이 같은 상황을 잘 알고 있는 아약스도 EPL 이적 마감시한(다음달 2일)까지 맨유를 속 타게 하며 몸값을 높였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