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 초반 우려는 역시 ‘기우’에 불과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여파로 최악의 출발을 했던 양의지(35·NC 다이노스)가 후반기 들어 살아나며 기대했던 모습으로 돌아가고 있다.
양의지는 31일 현재까지 타율 0.279에 16홈런 69타점을 기록 중이다.
2018년부터 4년간 0.320 이상의 타율과 20홈런 이상을 작성했고 특히 최근 2년 간은 30홈런 110타점 이상을 기록했던 그이기에 현재의 기록도 다소 아쉬워 보이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양의지의 시즌 초반을 떠올리면 지금의 위치도 대단하다.
그는 올 시즌 개막 직전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아 7경기나 쉬고 시즌을 시작했다. 완쾌 후 돌아왔으나 체중이 크게 빠지는 등 후유증을 겪으면서 좀처럼 타격감을 잡지 못했다. 개막 첫 달인 4월 한 달간 타율이 0.150에 불과했다.
이후 5월 타율 0.324로 반등하는가 싶었으나 6월 0.253, 7월 0.238로 다시 침체됐다. 전반기가 끝났을 때 타율은 0.256, 9홈런에 45타점으로 양의지의 이름에 걸맞지 않은 성적이었다.
이렇다 보니 올 시즌 포수 부문 골든글러브 타이틀은 ‘춘추전국’의 흐름으로 흘러갔다. 포수 부문은 2011년부터 지난해까지 11년간 강민호(삼성) 5회, 양의지 6회로 둘이 양분하는 양상이었는데, 올 시즌은 양의지와 강민호 둘 다 예년같지 않은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다.
그 사이 장성우(KT)를 필두로 유강남(LG), 이지영(키움) 등이 백중세의 경쟁을 벌였다. 홈런 개수(14개)에서 우위를 보인 장성우가 약간 앞서는 듯 했지만 어느 한 명을 꼽을 수 없는 혼전 양상이었다. 그러나 후반기들어 양의지가 다시 제자리를 찾는 모습이다.
양의지는 후반기 초반 다소 부진했지만 8월 들어 타격감이 완전히 살아나며 0.337로 반등했다. 홈런도 전반기 74경기에서 9개를 때린 반면, 후반기는 26경기만에 7개를 쏘아올리며 16홈런으로 부상 공백이 있던 장성우를 따돌렸다.
특히 8월의 활약은 눈부실 정도다. 그는 8월 치른 18경기 중 16경기에서 안타를 때렸고 절반에 가까운 8경기에서 멀티히트를 치며 월간 타율 0.422를 기록 중이다. 후반기 7홈런 중 6개가 8월에 집중되기도 했다.
양의지의 활약 속에 NC는 박건우, 박민우, 손아섭, 닉 마티니까지 타선이 고루 터지면서 후반기 16승10패(0.623), 6할이 넘는 승률을 보이며 가을 야구에 대한 희망을 이어가고 있다.
양의지는 올 시즌을 끝으로 NC와 맺은 4년 계약이 종료되고 2번째 FA를 얻게 되는데, 이같은 활약이 이어진다면 또 한 번 ‘대박 계약’을 터뜨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올 시즌 후엔 양의지를 비롯해 유강남, 박동원(KIA), 박세혁(두산), 이재원(SSG) 등 많은 주전 포수가 FA로 나오는데, 여전히 가장 높은 가치를 갖는 이는 단연 양의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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