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G 랜더스가 마무리 투수를 또 교체하며 승부수를 띄웠다. 올 시즌 SSG가 마무리 투수를 바꾼 것은 벌써 세 번째다.
SSG는 김광현, 윌머 폰트, 숀 모리만도를 중심으로 한 강력한 선발진을 보유하고 있지만, 그에 비해 불펜은 다소 불안하다. 올 시즌 SSG의 선발 평균자책점은 3.44로 1위지만, 불펜 평균자책점은 4.08로 3위다.
뒷문을 확실하게 잠궈줄 마무리 투수도 계속 바뀌었다.
시즌 개막 당시 SSG의 마무리 투수는 김택형이었다. 김택형은 5월 중순까지 15세이브를 수확하며 뒷문을 든든히 지켰다.
하지만 김택형은 왼쪽 전완근 미세 손상으로 5월 중순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다가 6월 초 복귀했다.
그 사이 셋업맨 역할을 하던 서진용이 마무리 투수 자리를 꿰찼다. 김원형 SSG 감독은 셋업맨으로 뛰며 1승 11홀드로 활약하던 서진용에게 중책을 맡겼다.
과거에도 마무리 역할을 해본 적이 있었던 서진용은 마무리 투수로 자리를 잡았다. 그는 마무리 투수로 뛰며 6차례 구원승과 21세이브를 수확했다.
그대로 SSG 마무리 투수로 자리를 잡는듯 보였던 서진용은 최근 불안한 모습을 노출했다.
지난달 25일 수원 KT 위즈전에서 4-4로 맞선 연장 10회말 마운드에 오른 서진용은 ⅓이닝 1실점하고 패전 투수가 됐다. 1사 후 박병호에 안타를 맞은 서진용은 황재균에 몸에 맞는 공을 던져 1사 1, 2루의 위기에 몰렸고, 배정대에 끝내기 2루타를 맞았다.
서진용은 지난달 31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전에서도 ⅔이닝 1실점하고 패전의 멍에를 썼다. 1-1로 맞선 9회말 등판해 볼넷과 고의4구, 안타로 1사 만루를 자초했고, 결국 김태군에게 끝내기 희생플라이를 허용했다.
이달 2일 NC 다이노스전에서도 아쉬운 모습을 보였다. 5-1로 앞선 9회초 등판한 서진용은 ⅓이닝 2실점으로 흔들렸다. 선두타자 박대온에 좌월 솔로 홈런을 얻어맞았고, 안타와 폭투로 만든 1사 2루에서 노진혁에 적시타를 헌납했다. 2점차까지 쫓긴 SSG는 서진용을 강판할 수 밖에 없었다.
2위 LG 트윈스의 상승세가 이어지며 4경기 차까지 쫓긴 상황. 김 감독은 결국 마무리 투수를 문승원으로 바꾸기로 결단을 내렸다.
문승원은 원래 선발 자원이었다. 2016년부터 줄곧 선발 투수로 뛰었다. 지난해 6월 팔꿈치 인대접합 수술(토미존 서저리)을 받기 전에도 보직은 선발이었다.
하지만 재활을 마치고 올해 7월 복귀하면서 불펜 투수로 변신했다. 김 감독은 선발 자원이 넘치고, 불펜이 불안한 모습을 보이자 문승원을 불펜 투수로 기용하기로 했다.
2016년과 2018년, 2019년 시즌 막판 잠시 불펜 투수로 뛴 경험이 있는 문승원은 불펜에서 제 몫을 다했다. 15경기에서 1승 3홀드 평균자책점 2.55로 안정적인 모습을 자랑했다.
김 감독은 문승원의 구위가 마무리 투수로도 통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마무리 경험이 거의 없는 문승원이 압박감을 이겨내는 것이 숙제일 것으로 보인다. 중간 계투와 마무리 투수가 느끼는 압박감은 그 무게가 다르다.
문승원이 마무리 투수로 자리를 잡아준다면 SSG의 선두 수성과 가을야구에도 큰 힘이 될 수 있다. 서진용이 다시 안정감을 되찾는다면 SSG의 뒷문도 더욱 단단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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