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위즈가 그렇게도 고대하던 ‘완전체 타선’이 만들어졌지만 기대만큼의 위력이 나오지 않고 있다. 특히 타선의 중심이 돼야 할 ‘간판타자’ 강백호(23)가 좀처럼 감을 잡지 못해 이강철 감독을 답답하게 하고 있다.
강백호는 6일 현재까지 진행된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에서 단 38경기 출전에 그쳤다. 개막 전 오른쪽 새끼발가락 골절상을 당해 6월에야 첫 경기를 치렀고, 돌아온 지 한 달 만에 왼쪽 햄스트링 부상을 당해 또 다시 이탈했다.
그리고 다시 한 달 넘게 이탈한 뒤 지난달 17일 1군에 복귀했다. 당시 이강철 KT 감독은 “어차피 적응할 시간이 어느 정도 필요할 것”이라고 했는데, 그 적응 기간이 생각보다 길어지는 모양새다.
강백호는 복귀 후 16경기를 치르면서 0.197(66타수 13안타) 1홈런 6타점에 그치고 있다. 13안타 중 장타가 4개인 점은 긍정적이지만 기본적으로 타격감이 많이 떨어진 모습이다.
복귀 후 3번째 경기였던 8월19일 롯데 자이언츠전부터 4경기 연속 멀티히트를 기록하기도 했지만 이후 침묵한 경기가 더 많았다. 1할대의 타율은 강백호에게 바라던 모습이 아니다.
문제는 강백호의 위치다. 강백호는 2번 혹은 3번의 중심타선을 맡아주는 역할인데, 이 자리에서 부진하면 전체적인 타선의 흐름이 끊어질 수밖에 없다.
또 부상 재발 위험을 최소화하기 위해 지명타자로 나서고 있는 점도 라인업 활용에 제약이 된다. 이전까지는 외야수 김민혁과 배정대, 1루수 박병호, 포수 장성우 등이 컨디션에 따라 지명타자를 소화했는데, 이제는 지명타자 자리는 강백호 붙박이 포지션이 됐다.
특히 대타 요원이 된 김민혁의 타격감이 아쉽다. 김민혁은 8월 이후 타격감을 끌어올리며 타선의 중요한 역할을 해줬는데, 강백호 복귀 이후 5경기 선발 출장에 그쳤다. 이 기간에도 꾸준하게 안타를 생산하며 시즌 타율은 0.292까지 올랐다.
이강철 감독도 강백호 복귀 전 “기존 선수들이 잘해주다가 페이스가 떨어지는 시점에 부상 선수가 복귀하면 더 할나위 없이 좋은데, 지금 상황은 그렇지는 않다”고 말한 바 있다. 김민혁의 타격감은 여전히 떨어지지 않았지만 강백호의 존재로 인해 100% 활용할 수 없는 상황이다.
강백호 복귀 후 16경기에서의 KT 팀 타율은 0.252로, 같은 기간 10개 구단 중 7위다. 이 기간 경기당 득점은 3.81점에 불과해 두산(3.49점)에 이어 뒤에서 두 번째다. 강백호 복귀 전까지 후반기 팀 타율이 0.270(5위), 경기당 득점이 5.09점(4위)으로 준수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외려 전체적으로 공격력이 무뎌졌다는 사실을 부인하기 어려워 보인다.
어쨌든 현재의 KT로서는 선택지가 없다. 부상에서 돌아온 간판 타자를 벤치에 앉혀둘수도 없는 노릇이기에 강백호의 감이 올라오기를 기다리는 방법 뿐이다. 상위권에서 치열한 순위 다툼을 벌이고 있는 KT에게는 강백호의 반등이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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