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6경기서 136이닝-559타석 소화
남은 26경기 중 26이닝만 더 던지면
베이브 루스도 못해본 사상 첫 기록
‘이도류’ 오타니 쇼헤이(28·LA 에인절스·사진)가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147년 역사에 한 번도 없었던 또 다른 기록을 향해 전진하고 있다. 이제는 마운드를 지키기만 해도 한 해에 규정이닝과 규정타석을 모두 채우는 새 기록을 쓴다.
오타니는 팀이 시즌 136번째 경기를 치른 7일까지 투수로 136이닝을 던지면서 타자로 559타석에 들어섰다. 규정이닝은 팀 경기 수가 기준이다. 따라서 오타니는 현재 정확하게 규정이닝을 채운 상태지만 정규시즌 162경기가 모두 끝날 때까지는 26이닝을 더 던져야 한다. ‘팀 경기 수×3.1’로 계산하는 규정타석은 162경기 기준(502타석)으로도 이미 채운 상태다. 오타니는 일본 프로야구 니혼햄에서도 투타 겸업 선수로 뛰었지만 규정이닝과 규정타석을 동시에 채운 적은 없었다.
오타니 이전에 가장 유명한 투타 겸업 선수였던 베이브 루스(1895∼1948)도 이런 기록을 남긴 적은 없다. 루스는 1918년 166과 3분의 1이닝을 던져 규정이닝(126이닝)은 소화했지만 382타석으로 규정타석(390타석)은 채우지 못했고, 1919년에는 543타석으로 규정타석(427타석)은 채웠지만 133과 3분의 1이닝으로 규정이닝(138이닝)에는 미달이었다.
단, 당시에는 규정타석이라는 개념이 없었다는 점은 염두에 두어야 한다. MLB에서 현재 방식으로 규정타석을 계산한 건 1957년 이후다. 그 전에는 ‘타수’가 기준이었고 기준 타수도 해마다 달랐다. 예를 들어 타이 코브(1886∼1961)는 소속팀 디트로이트가 157경기를 치른 1914년 415타석(345타수)에만 들어서고도 타율 0.368로 아메리칸리그 타격왕에 올랐다. 현재 기준이라면 486타석을 채워야 했다. 1917년 등장한 규정이닝도 당시 기준으로는 ‘신상’이었다.
이렇게 대단한 기록을 앞두고 있는 오타니에게 사인을 받고 싶은 건 팬뿐만이 아니다. 오타니는 이날 경기를 앞두고 상대팀 디트로이트 내야수 코디 클레멘스(26)가 내민 볼에 사인을 해줬다. ‘닥터 K’ 로저 클레멘스(60)의 아들인 그는 전날 패전처리 투수로 마운드에 올라 오타니를 ‘루킹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오타니는 이 삼진 기념구에 ‘정말 지저분한 공이었다!’는 칭찬까지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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