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체스터 시티(잉글랜드)의 ‘득점기계’ 엘링 홀란(22)이 친정팀 도르트문트(독일)에 비수를 꽂았다.
홀란은 15일 잉글랜드 맨체스터의 에티하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G조 2차전 도르트문트와의 안방경기에서 1-1로 맞선 후반 39분 결승골을 터뜨리며 맨체스터 시티(맨시티)의 2-1 승리를 이끌었다. 도르트문트는 홀란이 이번 시즌을 앞두고 맨시티로 오기 전 3시즌 몸담은 친정팀이다. 홀란은 도르트문트에서 87경기 83골을 넣으며 독일 분데스리가를 넘어 세계 최고의 공격수 중 하나로 성장했다. 이번 경기는 이적 후 친정팀과의 첫 맞대결이었다.
전반전까지 득점이 없던 양 팀은 후반부터 골망을 흔들었다. 후반 11분 도르트문트의 주드 벨링엄(19)이 골문 왼쪽 앞에서 골을 넣었다. 페널티지역 왼쪽 먼 곳에서 마르코 로이스(33)가 때린 오른발 슛을 머리로 살짝 방향을 바꿨다.
맨시티는 후반 막판 반격을 시작했다. 후반 35분 맨시티의 존 스톤스(28)가 오른쪽 페널티지역 바깥쪽에서 때린 오른발 중거리 슛이 도르트문트 골망을 갈랐다. 맨시티의 득점 물꼬가 터지자 홀란이 기지개를 켰다. 팀의 첫 골이 나오고 3분 뒤 홀란은 주앙 칸셀루(28)가 페널티지역 왼쪽 먼 곳에서 골문 오른쪽을 향해 오른발 아웃프론트로 감아 올린 크로스를 왼발을 높이 올려 골로 연결했다. 도르트문트 수비수 2명이 홀란의 양옆에서 따라붙었지만 아크로바틱한 동작으로 높이 날아 오른 홀란을 막을 수 없었다.
7일 세비야(스페인)와의 조별리그 1차전에서 2골을 넣으며 맨시티의 4-0 대승을 이끈 홀란은 이번 시즌 챔피언스리그에서 2경기 연속 득점포를 가동했다. 리그 경기를 포함해 올 시즌 총 8경기를 소화한 홀란은 이날까지 6경기 연속 골을 기록 중이다. 8일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서거로 11일 예정됐던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7라운드 경기가 연기됐지만 홀란의 득점 리듬은 죽지 않았다. 지금까지 홀란이 넣은 골은 총 13골(EPL 10골, 챔피언스리그 3골)이다.
그동안 득점 이후 명상자세, 높이 뛰어오르기 등 다양한 세리머니를 선보여온 홀란은 역전골을 터뜨린 뒤 세리머니를 자제하며 친정팀에 대한 예우를 지켰다. 홀란의 활약으로 챔피언스리그에서 2연승을 거둔 맨시티는 G조 1위(승점 6)를 지켰다. 도르트문트는 2위(승점 3)에 자리했다.
경기 뒤 페프 과르디올라 맨시티 감독은 “이런 식의 역전승을 개인적으로 좋아하지 않는다. 우리는 오늘 수동적이었다”고 말했다. 홀란의 활약에 대해서는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과르디올라 감독은 “요한 크루이프(네덜란드)는 내 멘토이자 내 삶에 큰 영향을 끼친 사람이다. 그가 오래 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를 상대로 놀라운 골을 넣었는데, 홀란드의 결승골을 보고 당시 크루이프의 득점 장면과 비슷하다는 생각을 했다”고 했다. 이어 “홀란은 내 소중한 친구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스웨덴)와도 닮았다. 그는 높은 곳에서 다리를 올려 골을 넣는 능력을 가졌는데, 홀란도 마찬가지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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