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떠날 때가 아니라고 말하는 듯했다. 올 시즌을 끝으로 그라운드를 떠나는 ‘조선의 4번 타자’ 롯데 이대호(사진)가 9회초 역전 그랜드슬램으로 팀에 승리를 안겼다. 20일 대전에서 열린 한화와의 프로야구 방문경기에 3번 타자로 선발 출전한 이대호는 4-5로 뒤진 9회초 1사 만루 상황에서 왼쪽 담장을 넘기는 비거리 120m 만루홈런(시즌 21호)을 치며 8-6 승리를 이끌었다. 이대호의 통산 12번째이자 이번 시즌 들어서만 3번째 그랜드슬램이다. 이대호는 지난달 26일 삼성전, 이달 2일 두산전 등 최근 한 달 사이에만 만루홈런 3방을 쳤다.
은퇴투어를 진행 중인 이대호는 이날 경기를 앞두고 한화로부터 선수단 44명의 친필 메시지가 담긴 메시지북, 동양화 작가가 그린 ‘조선의 4번 타자 이대호’ 그림 등을 선물로 받았다.
7회초 1사 1, 2루에서 병살타를 치는 등 앞선 4타석에서는 침묵했던 이대호는 9회초에 팀이 원하는 한 방으로 자신의 존재감을 입증했다. 계속된 관중의 환호에 이대호는 벤치에 들어갔다 나와 다시 손을 흔들며 화답했다.
KIA는 광주에서 열린 LG와의 안방경기에서 1-11로 역전패하며 8연패에 빠졌다. 7회까지 1-1로 맞서던 양 팀의 승부는 8회초 갈렸다. 1사 3루 상황에서 LG 박해민이 친 땅볼을 KIA 유격수 박찬호가 잡았다. 홈으로 뛰던 3루 주자 서건창을 여유롭게 잡을 수 있는 타이밍이었지만 박찬호의 송구가 포수 박동원의 오른쪽으로 빠져나가면서 역전을 허용했다. KIA로선 7회말과 8회말 연속 1사 만루 기회에서 추가점을 뽑지 못한 게 뼈아팠다.
흐름을 탄 LG는 9회초 유강남의 쐐기 2타점 적시타에 이어 김현수가 3점(23호), 김민성이 2점(1호) 홈런을 더하면서 9득점 했다. 5위 KIA는 이날 6위 NC가 서울 잠실구장에서 두산에 2-8로 패하면서 1.5경기 차를 그대로 유지했다.
7위 삼성은 이날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3위 키움에 10-2로 승리했다. 삼성은 이달 들어 11승 5패로 가장 높은 승률(0.688)을 기록하며 뒷심을 발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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