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물 없는 ‘진짜 60홈런’… 베이브 루스 동료 생겼다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9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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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런 저지, 피츠버그전 9회 솔로
‘스테로이드 시대’ 본즈-소사 이후 MLB 21년 만에 처음 나온 대기록
AL선 1961년 매리스 61호가 최다… 시즌 2위는 20개나 뒤진 40홈런
15경기 남아 계산으론 66호 가능

9회말 대역전 신호탄 에런 저지(뉴욕 양키스)가 21일 피츠버그와의 메이저리그 안방경기에서 4-8로 뒤진 9회말 
선두타자로 나와 왼쪽 담장을 넘기는 시즌 60호 홈런을 쳐내고 있다. 저지는 이 홈런으로 ‘스테로이드 시대’ 이후 처음으로 시즌 
60홈런을 날린 타자가 됐다. 뉴욕=AP 뉴시스
9회말 대역전 신호탄 에런 저지(뉴욕 양키스)가 21일 피츠버그와의 메이저리그 안방경기에서 4-8로 뒤진 9회말 선두타자로 나와 왼쪽 담장을 넘기는 시즌 60호 홈런을 쳐내고 있다. 저지는 이 홈런으로 ‘스테로이드 시대’ 이후 처음으로 시즌 60홈런을 날린 타자가 됐다. 뉴욕=AP 뉴시스
“60홈런입니다! 베이브 루스, 당신에게 동료가 생겼습니다.”

에런 저지(30·뉴욕 양키스)가 방망이를 휘두르자 중계진이 이렇게 외쳤다. 저지는 21일 미국 뉴욕 양키스타디움에서 열린 피츠버그와의 메이저리그(MLB) 안방경기에서 4-8로 뒤진 9회말 선두타자로 나와 상대 마무리 윌 크로(28)의 시속 153km 싱커를 받아쳐 자신의 시즌 60번째 홈런으로 연결시켰다. 순간 4만157명의 관중은 일제히 환호성을 질렀다. 이 홈런으로 저지는 95년 전인 1927년 MLB 역사상 첫 시즌 60호 홈런을 쏘아 올린 베이브 루스(1895∼1948)와 어깨를 나란히 했다.

MLB에서 한 시즌에 60홈런 이상을 기록한 타자가 나온 건 21년 만이다. ‘스테로이드 전성시대’로 불린 2001년 배리 본즈(58·샌프란시스코)와 새미 소사(54·시카고 컵스) 이후로는 한 시즌에 홈런을 60개 이상 낸 타자가 없었다. 저지는 타자 수로는 6번째, 누적 횟수로는 9번째로 MLB에서 시즌 60홈런을 기록한 타자가 됐다.

경기 후 저지는 “루스, 로저 매리스(1934∼1985) 등 양키스의 모든 위대한 선수들에 대해 말할 때 나와 같은 애송이(kid)가 그들과 함께 언급될 수 있으리라고는 상상도 못 했다. (시즌 60홈런 달성은) 믿을 수 없는 영광이고, 이 기록을 절대 가볍게 여기지 않는다”고 말했다.

저지가 남은 기간 한 시즌 최다 홈런 순위를 얼마나 끌어올릴 수 있을지도 관심사다. 현재 이 부문 선두는 21년 전 본즈가 기록한 73홈런이다. 저지는 60번째 홈런으로 루스와 함께 이 부문 8위에 올랐다.

경기당 0.4홈런 이상을 치는 현재 페이스대로라면 남은 15경기에서 6홈런을 더할 수 있다. 66홈런 달성 시 1998년 소사와 역대 공동 3위에 오르게 된다. 홈런 하나만 더해도 61년 묵은 아메리칸리그(AL) 시즌 최다 홈런과 어깨를 나란히 한다. 1961년 매리스 이후 AL 타자 가운데는 61홈런을 친 타자가 없었다.

김하성 빅리그 첫 시즌 10호 김하성(샌디에이고)이 21일 안방 세인트루이스전에서 2-0으로 앞선 4회말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시즌 10호 홈런을 쳐낸 뒤 기뻐하고 있다. 메이저리그 데뷔 첫해였던 지난해 8홈런을 날린 김하성은 메이저리그 입성
 2년 만에 두 자릿수 홈런을 기록했다. 샌디에이고=AP 뉴시스
김하성 빅리그 첫 시즌 10호 김하성(샌디에이고)이 21일 안방 세인트루이스전에서 2-0으로 앞선 4회말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시즌 10호 홈런을 쳐낸 뒤 기뻐하고 있다. 메이저리그 데뷔 첫해였던 지난해 8홈런을 날린 김하성은 메이저리그 입성 2년 만에 두 자릿수 홈런을 기록했다. 샌디에이고=AP 뉴시스
동시대를 뛰는 다른 타자와 비교하면 저지의 홈런 페이스가 얼마나 빠른지 알 수 있다. 양대 리그를 통틀어 홈런 2위는 카일 슈워버(29·필라델피아)로 저지보다 20개가 적은 40홈런이 전부다. 메이저리그 공식 사이트 MLB.com은 “1928년 54홈런을 친 루스가 해당 시즌 마지막 날 공동 2위 그룹(31홈런)에 23개 차로 1위를 차지한 이후 홈런 더비 선두가 2위보다 20홈런 이상을 앞선 경우는 없었다”고 전했다.

한편 양키스는 이날 저지의 홈런으로 반격의 기회까지 잡았다. 안타 2개와 볼넷 1개로 잡은 무사만루 기회에 장칼로 스탠턴(33)이 좌측 담장을 넘기는 끝내기 그랜드 슬램으로 9-8 역전승을 거뒀다. 에런 분 양키스 감독은 “4점 차로 뒤진 9회말 우리 팀 타선을 자극시킨 무언가가 있었다. 저지의 홈런에서 마법 같은 불꽃이 일었다”며 저지를 치켜세웠다.

#베이브 루스#애런저지#60홈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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