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준석(18ㆍ덕수고)이 메이저리그 공식 사이트 MLB.com에서 선정해 30일 공개한 국제 유망주 랭킹에서 10위에 이름을 올렸다.
투수 중에서는 5위를 차지한 루이스 모랄레스(20ㆍ쿠바)에 이어 두 번째 순위다.
MLB.com은 “10대 초반부터 빠른 공을 던지고 침착하게 투구하는 등 성장 과정을 지켜보면 박찬호(49)의 어린 시절이 떠오른다”고 평했다.
그러면서 빠른 공과 커브볼은 60점, 슬라이더와 체인지업은 50점이라고 평가했다. 여기에 스트라이크를 던질 줄 아는 능력(제구력)은 50점을 받아 전체적으로는 55점이었다.
참고로 박찬호가 마이저리그에서 뛰고 있던 1995년 볼티모어에서 작성한 스카우트 보고서를 보면 빠른 공 55점, 커브 45점, 체인지업 40점, 제구력 40점이었다.
이 보고서를 쓴 존 콕스 스카우트는 이 점수를 바탕으로 박찬호를 “확실한(definite) 유망주”로 분류했다.
그런데도 이 점수가 낮아 보이는 건 메이저리그에서 선수를 평가할 때는 0~100점이 아니라 20~80점을 쓰기 때문이다.
20~80점으로 선수를 평가하는 기본 원리는 '정규분포'다. 평균 50, 표준편차 10인 정규분포에서는 0~20에 0.1%, 80~100에 0.1%만 들어간다.
20~80점만 써도 전체 선수 가운데 99.8% 커버할 수 있는 것이다.
스카우트 보고서에 등장하는 점수는 △20점 매우 부족함 △30점 부족함 △40점 평균 이하 △50점 메이저리그 평균 △60점 평균 이상 △70점 뛰어남 △80점 아주 뛰어남이라는 의미다.
이런 방식을 처음 쓰기 시작한 건 브랜치 리키 브루클린(현 로스앤젤레스) 다저스 단장이었고 1974년 메이저리그 17개 구단에서 스카우트 사무국(MLB Scouting Bureau)를 만들면서 표준으로 자리 잡았다.
당시 이 사무국 부국장은 맡았던 돈 프리스 전 볼티모어 스카우트는 “짐 월슨 밀워키 단장과 ‘어떻게 하면 표준 시스템을 만들 수 있을까’ 브레인스토밍을 하다가 이 개념을 떠올렸다”면서 “세월이 흘러서 구체적인 내용은 기억나지 않는다. (먼저 세상을 떠난) 윌슨 단장을 하늘에서 만나면 다시 물어보겠다”고 말했다.
사실 이렇게 20~80점을 미리 정해 놓는 건 원인과 결과를 뒤바꾼 방식이다.
20~80점 사이로 점수를 매기는 것만으로 선수 대부분을 평가할 수 있는 게 아니라 선수들 점수를 매기다 보면 20~80점 사이에 99.8% 자리한다고 보는 게 올바른 접근법인 것이다.
그러나 50년 가까이 이 방식을 사용하면서 20~80 스케일이 ‘업계 표준’으로 자리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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