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타니, MLB 최초 규정이닝-규정타석 동시 달성
‘홈런 신기록’ 저지, 타율 2위로 시즌 마감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정규시즌 마지막 날인 6일 최우수선수(MVP) 유력 후보 오타니 쇼헤이(28·LA 에인절스)와 에런 저지(30·뉴욕 양키스)의 희비가 엇갈렸다.
‘이도류’ 오타니는 6일 오클랜드 방문 경기에 선발 등판해 규정이닝을 채우면서 MLB 역사상 처음으로 한 시즌에 규정이닝과 규정타석을 모두 달성한 선수로 이름을 올렸다. 직전 경기까지 161이닝을 소화하고 있던 오타니는 이날 5이닝을 더해 166이닝으로 규정이닝(162이닝)을 충족했다. 규정타석(520타석)은 8월 28일 이미 채운 상태다.
단순히 이닝과 타석 수만 채워넣은 게 아니다. 에인절스에서 규정이닝을 달성한 투수는 오타니뿐인데 팀 전체 승리(73승) 중 20%가 넘는 15승(9패)을 홀로 책임졌고, 평균자책점도 2.33으로 아메리칸리그(AL) 4위에 올랐다. 에인절스에서 규정타석을 채운 타자도 오타니를 포함해 세 명인데 오타니의 OPS(출루율+장타력)가 0.875로 이들 중 가장 높았다.
오타니는 “나는 평소에 개인 기록이나 숫자에 그렇게 연연하지 않는다. 하지만 점점 기록에 가까워지면서 규정이닝과 타석을 모두 채우면 어떤 기분일지 궁금해졌다”며 “그 과정에서 많은 걸 배웠다. 적어도 지난해보다는 나 자신이 나아진 것 같다”고 말했다.
다만 마지막 선발 마운드에서 승운은 따르지 못했다. 오타니는 이날 4회까지 퍼펙트 피칭을 했지만 5회 1사에서 5번 타자 스티븐 보그트에게 볼넷을 내준 뒤 6번 타자 채드 파인더에게 첫 좌전 안타를 허용했다. 이후 1사 2, 3루에서 7번 타자 코너 카펠의 중견수 희생플라이로 1실점했다. 오타니는 5이닝 1피안타 1볼넷 6탈삼진 1실점으로 마운드를 내려왔다. 팀은 2-3으로 졌다.
팀 패전에도 개인 타이틀은 챙긴 오타니와 달리 저지는 팀 패배와 함께 트리플크라운 달성에도 실패했다. 홈런(62개)과 타점(131점)에서 AL 압도적 선두를 달리고 있는 저지는 6일 정규시즌 마지막 경기인 텍사스전에 결장하면서 타율 2위(0.311)로 시즌을 마감했다. 홈런 신기록 경신을 위해 8월 4일 휴식 이후 모든 경기에 나섰던 저지를 위한 에런 분 양키스 감독의 배려였다. 저지 없이 뛴 양키스는 이날 2-4로 졌다.
MLB에서는 2012년 미겔 카브레라(39·디트로이트) 이후 10년간 타격 3관왕이 나오지 않고 있다. 이번 시즌 9월 29일까지 타율, 홈런, 타점 세 부문 선두를 지키고 있던 저지는 그 다음날부터 루이스 아라에스(25·미네소타)에게 타율 부문 역전을 허용했다. 아라에스는 6일 시카고 화이트삭스와의 마지막 경기에서도 안타 1개를 더하며 시즌 타율을 0.316으로 끌어올려 1위를 자치했다. 저지는 아라에스에게 타율 5리가 뒤지며 3관왕 타이틀을 놓쳤다.
저지는 “전날 밤 감독과의 면담에서 (마지막 경기를) 뛰고 싶다고 말했다. 하지만 ‘(타율 경쟁은) 이미 끝났다’는 답을 들었다”고 말했다. 분 감독은 “저지에게 ‘우린 이미 홈런 기록이 있다. 그걸로 충분하다’고 말해줬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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