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제-황제가 떠난 자리, 차세대 주역은 누구?
女 오사카 최근 잇단 부진 속, 시비옹테크 벌써 메이저 3회 우승
男 조코비치-나달 여전히 건재… 알카라스 랭킹1위 샛별 떠올라
세리나 윌리엄스(41·미국), 로저 페더러(41·스위스)가 떠난 테니스 코트에는 ‘왕좌의 게임’이 한창이다. 윌리엄스와 페더러의 왕관을 물려받을 만한 차세대 선두주자가 아직 뚜렷하지 않기 때문이다.
여자 테니스에서 메이저대회 우승 경험이 가장 많은 현역 선수는 윌리엄스의 언니인 비너스 윌리엄스(42·미국·1031위)다. 메이저대회 7번째 정상을 차지한 2008년 윔블던 우승을 마지막으로 비너스는 메이저대회 우승이 없다. 비너스 다음으로는 메이저대회 통산 4회 우승의 오사카 나오미(25·일본·44위)가 있다. 오사카는 2021년 호주오픈 우승 이후 메이저대회에서 한 번도 3라운드 이상 오르지 못하는 부진한 경기력을 보이고 있다.
이가 시비옹테크(21·폴란드·1위)가 윌리엄스의 왕좌를 이어받을 가능성이 높다. 올해 메이저 대회 프랑스오픈, US오픈에서 우승하며 여자 테니스 차세대 주자로 떠올랐다. 19세이던 2020년 프랑스오픈에서 메이저 첫 우승을 일궜던 시비옹테크는 올해 메이저대회 우승을 두 차례 추가했다. 여자 테니스에서 한 해 메이저대회 2회 우승자가 나온 것은 2016년 안젤리크 케르버(34·독일) 이후 처음이다. 21세 때 메이저대회 통산 3회 우승을 이룬 것도 2008년 마리야 샤라포바(35·러시아) 이후 14년 만이다.
올 시즌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운스 자비르(28·튀니지·2위)도 주목할 만한 선수다. 자비르는 윔블던, US오픈 등 2개 메이저대회 결승에 진출했다. 여자프로테니스(WTA) 랭킹 10위권 선수 중 유일한 10대인 코코 고프(18·미국·8위)도 프랑스오픈 결승, US오픈 8강에 진출하며 차세대 주자로 이름을 내밀었다.
남자 테니스에서는 페더러가 떠난 뒤에도 노바크 조코비치(35·세르비아·7위)와 라파엘 나달(36·스페인·2위)이 당분간 메이저대회 최다 우승 기록 경신을 다툴 것으로 보인다. 올해 US오픈에서 카를로스 알카라스(19·스페인)가 우승하며 세계 랭킹 1위에 오른 것은 남자 테니스가 변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남자프로테니스(ATP) 세계 랭킹 시스템이 도입된 1973년 이래 10대가 랭킹 1위에 오른 것은 알카라스가 처음이다.
올해 프랑스오픈 결승에서 나달에게, US오픈 결승에서 알카라스에게 패하며 준우승만 두 번 한 카스페르 루드(24·노르웨이·3위)는 “알카라스는 내가 보기에 현재 가장 잘하는 선수다. 움직임이 정말 좋다. 알카라스를 상대로 이기려면 코트라인을 내 마음대로 새로 그려야 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다. 움직임이 정말 빠르고 예상하지 못한 곳에서 공을 친다”고 했다.
페더러도 “나는 늘 다음 슈퍼스타가 나타날 것이라고 말해 왔다. 알카라스도 그 후보 중 하나”라며 “피트 샘프러스(51·미국)와 앤드리 애거시(52·미국)가 코트를 떠나자 사람들은 이제 메이저대회에서 매년 다른 선수가 우승할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나를 포함해 조코비치, 나달이 계속 우승했다”며 새 슈퍼스타가 탄생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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