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FC, 내년대회 개최지 카타르 선정
항공료 지원 등 물량공세에 역부족
한국의 63년 만의 아시안컵 유치가 좌절됐다.
아시아축구연맹(AFC)은 17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집행위원회 회의를 열고 2023 아시안컵 개최지로 카타르를 선정했다. 아시안컵이 카타르에서 열리는 것은 1998년과 2011년에 이어 세 번째다. 카타르는 11월 개막하는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을 시작으로 내년 아시안컵, 2024년 23세 이하 아시안컵까지 개최한다.
2023 아시안컵은 당초 중국에서 치를 예정이었다. 하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유행으로 올해 5월 개최권을 반납했다. 1960년 제2회 대회를 개최한 한국은 아시안컵 유치 신청서를 내고 호주, 인도네시아, 카타르와 유치 경쟁을 벌였다. 호주는 2026년 여자 아시안컵 개최를 위해 9월 유치 계획을 철회했다. 또 인도네시아는 이달 초 프로축구 경기장에서 131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참사로 경쟁에서 밀려났다. 사실상 한국과 카타르의 2파전이었다.
1956년 시작된 아시안컵은 보통 동아시아와 서아시아에서 4년마다 번갈아 열렸다. 하지만 2023년 대회를 카타르에서 치르게 되면서 2019년 아랍에미리트(UAE)에 이어 서아시아에서 연달아 대회가 열리게 됐다. 2027년 대회도 사우디아라비아가 유력한 개최 후보지다.
카타르가 아시안컵을 유치할 수 있었던 배경으로 ‘오일머니’가 꼽힌다. 카타르는 이번 대회 유치 신청을 하면서 출전국 항공료와 체류비 제공은 물론이고 AFC에 막대한 지원을 약속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월드컵을 위해 구축한 경기장 등 최신 인프라를 아시안컵에서 그대로 사용할 수 있다는 점도 내세웠다.
한국은 유치를 위해 AFC 집행위원들을 만나 한국 개최의 당위성을 설명해 왔지만 역부족이었다. 대한축구협회는 “아시아 축구의 주도권을 쥐려는 중동 국가들의 파격적 공세와 지원이 판세에 영향을 끼쳤다”고 밝혔다.
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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