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구 팬들이 ‘학교 폭력’으로 논란이 됐던 이재영(26)과 접촉한 여자 프로배구 페퍼저축은행를 향해 항의의 뜻을 전달했다. 팬들의 반응에 김형실 페퍼저축은행 감독은 뒤늦게 사죄하며 신중하지 못한 행동임을 인정했다.
19일 도드람 2022-23시즌 V리그 여자부 미디어데이가 진행되는 서울 청담 리베라호텔 앞에는 ‘모기업은 불법대출 배구단은 학폭영입’, ‘학폭가해자 OUT 복귀돕는자 OUT’이라며 최근 이재영과 2차례 만난 페퍼저축은행을 비난하는 트럭이 등장했다.
이날 오전에는 페퍼저축은행의 연고지인 광주 광역시에 ‘팀컬러가 젊은 선수들의 패기? 진짜 사람 패는 선수를 데려오면 어쩌나’ ‘민주화의 고장 광주에 무력행사 학폭범을 품으라니요’라는 문구가 적힌 조화가 배달됐다.
팬들은 페퍼저축은행이 과거 학교 폭력으로 큰 논란을 일으킨 이재영 영입을 추진한다는 사실을 확인한 후 크게 반발하고 있다.
앞서 페퍼저축은행 관계자는 지난 18일 “이재영과 접촉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아직 영입을 결정할 단계는 아니다”라고 전했으나 팬들의 화는 가라앉지 않고 있다.
현재 자유신분선수인 이재영은 2022-23시즌 4라운드 시작일인 2023년 1월4일 이전까지만 등록하면 선수로 뛸 수 있다. 임의해지선수 신분이 아니기 때문에 V리그 7개 구단과 자유롭게 계약할 수 있다.
이재영은 2014-15시즌 1라운드 1순위로 흥국생명에 입단해 신인선수상, 2차례 정규리그 MVP 등을 차지했다. 2018-19시즌 흥국생명의 우승을 이끌며 챔피언결정전 MVP도 받는 등 여자부 최고의 아웃사이드 히터로 꼽힌다.
하지만 이재영은 흥국생명 소속이었던 지난해 2월 쌍둥이 동생인 이다영과 함께 중학교 시절 학교 폭력의 당사자로 지목돼 소속팀으로부터 무기한 출전 정지의 징계를 받았다. 이 사태로 흥국생명과 결별한 이재영은 이후 그리스 PAOK로 이적했으나 부상 등으로 인해 지난해 11월 귀국했다.
이날 미디어데이에 참석한 김형실 페퍼저축은행 감독은 “이재영 접촉 등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해 배구팬들에게 죄송하다. 팬들과의 공감대 형성이 먼저 이뤄졌어야 했는데 성급했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어 “새 시즌을 앞두고 새로운 공격수 영입을 위해 여러 방면으로 움직였지만 모두 수포로 돌아갔다. 이후 구단과 이재영 영입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 것은 사실이지만 구단과 선수가 언제, 어디서 만나 무슨 이야기를 했는지 모른다. 그러나 최근 구단과 선수간 협상 진전은 없었고, 더 이상 만남도 없었다”며 이재영 영입에 선을 그었다.
김 감독은 “일각에서 이재영과 개인적으로 연락했다는 말이 있지만 사실이 아니다. 이재영의 몸 상태도 어떤지 잘 모른다”면서 “올 시즌을 치르기 전부터 일부 선수들의 부상으로 고생했는데 또 악재가 터졌다. 배구인으로 깊은 사죄를 드린다”고 밝혔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