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 KT 대파하고 준PO 1승 남겨
선발 애플러 5이닝 1실점 제몫
고영표 두들겨 3회 강판시키며, 유격수 신준우 3실책에도 환호
‘실책 3개를 저지르고 승리를 바라는 건 도둑놈 심보다.’
이 오랜 야구 격언과 달리 실제 결과는 ‘도둑놈’까지는 아니다. 역대 프로야구 포스트시즌에서 한 팀이 실책을 3개 이상 저지른 경우는 총 40번. 그래도 그중 12번(30%)은 승리를 거뒀다.
그리고 선발 유격수 신준우(21)가 혼자 실책 3개를 기록한 키움이 13번째 팀이 됐다. 정규시즌 3위 키움은 19일 수원에서 열린 2022 준플레이오프(준PO·5전 3승제) 3차전에서 4위 KT를 9-2로 꺾고 시리즈 전적 2승 1패로 앞서가게 됐다. 이전까지 5전 3승제로 진행한 준PO에서 양 팀이 1, 2차전을 나눠 가진 5번 모두 3차전을 이긴 팀이 플레이오프(PO)행 티켓을 따냈다.
포스트시즌 경기에서 한 명이 실책 3개를 저지른 건 이날 신준우가 역대 다섯 번째다. 실책 3개를 기록한 선수가 있는 팀이 포스트시즌 경기에서 승리한 건 1989년 준PO 3차전 이후 33년 만이다. 당시 경기에서는 태평양 2루수 정진호(66)가 실책 3개를 저질렀지만 연장 10회 접전 끝에 삼성을 2-1로 물리쳤다.
거꾸로 키움은 이날 1회초부터 푸이그(32)가 선제 3점 홈런을 치는 등 5회말까지 9-1로 점수 차를 벌리면서 여유 있게 승리를 확정했다.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에서 포스트시즌 통산 홈런 5개를 기록한 푸이그가 한국 ‘가을 야구’ 무대에서 홈런을 쏘아올린 건 이날이 처음이다. 3회초 두 번째 타석에서도 적시타를 날린 푸이그는 이날 3타수 2안타 4타점을 기록하면서 경기 최우수선수(MVP)로 뽑혔다.
키움 선발 애플러(29)는 신준우의 실책에 흔들리지 않고 5이닝 1실점을 기록하면서 팀 승리의 발판을 놓았다. 정규시즌 때 푸이그에게 9타수 7안타(1홈런)로 약했던 KT 선발 고영표(31)는 이날도 푸이그에게만 4타점을 내주는 등 2와 3분의 1이닝 동안 5실점한 뒤 마운드에서 내려갔다.
홍원기 키움 감독은 “내일이 마지막 경기라 생각하고 승부처에서 필승조를 조기 투입하는 방안을 구상 중이다. 내일 끝낼 수 있다면 안우진(23)을 마운드에 올리는 가능성도 열어 두고 있다”고 말했다.
‘배구 여제’ 김연경(34) 등 프로배구 여자부 흥국생명 선수단은 이날 KT 3루수 황재균(35)의 초대로 경기장을 찾았다. 김연경의 응원 속에 황재균은 이날 2회말 첫 타석에서 올해 포스트시즌 첫 안타를 기록했지만 결국 KT가 패하면서 김연경은 ‘승리 요정’까지는 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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