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개막 V리그 기업은행 기둥
창단멤버로 챔피언 3번 이끌고, 지난시즌 팀 5위에도 인기 1위
“앞이든 뒤든 가리지 않고 때려 가물가물 정상의 추억 살릴 것”
팀 공격의 중심 중책에 체중 줄여
“지금의 멤버로 새 별을 달고 싶다.”
프로배구 V리그 여자부 IBK기업은행의 김희진(31)은 새 시즌 각오를 밝히며 이렇게 말했다. 별은 챔피언 결정전 우승을 의미한다. 2011년 기업은행 창단 멤버인 김희진은 그동안 챔프전 우승을 3번 경험했다. 데뷔 2년 차이던 2012∼2013시즌 정규리그와 챔프전 모두 정상에 오르는 통합우승에 기여했다. 이후로도 2017∼2018시즌까지 6년 연속 챔프전 무대를 밟았다. 챔프전을 치르는 건 당연한 일인 줄 알았다. 하지만 준우승을 한 2017∼2018시즌을 마지막으로 지난 시즌까지 4년 연속 TV로 챔프전을 봐야 했다. 특히 지난 시즌엔 정규리그 5위까지 떨어졌다. 기업은행이 정규리그에서 5위를 한 건 2019∼2020시즌에 이어 두 번째로, 창단 후 가장 저조한 성적이다.
2022∼2023시즌 V리그 개막(10월 22일)을 앞두고 김희진은 “전위, 후위를 가리지 않고 때리기가 목표”라고 말했다. 김희진은 그동안 소속팀 기업은행과 국가대표팀에서 사정에 따라 오퍼짓 스파이커(라이트)와 미들블로커(센터) 자리를 오갔는데 이번 시즌엔 붙박이 라이트에 도전한다. 이 포지션은 각 팀에서 외국인 선수들이 주로 맡는 자리다. 김희진이 그만큼 중책을 맡았다는 얘기다.
김호철 기업은행 감독(67)은 김희진에게 ‘여러 루트의 공격’을 주문했다. 김희진은 “지금까지는 높은 타점을 앞세워 상대 블로킹 위에서 때리는 공격을 주로 해왔는데 이제는 (블로커를 피하는) 각을 만들어 때리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했다.
이런 공격을 수월하게 해내려면 네트 근처에서의 움직임이 빨라야 한다. 김희진이 몸무게를 5kg이나 줄인 이유다. 김희진은 “시즌 내내 팀 공격을 책임져야 하기 때문에 체중에 각별히 신경을 썼다”며 “7월 열렸던 국제대회 발리볼네이션스리그 이후로만 3kg 이상을 뺀 것 같다”고 했다. 지난 시즌 80kg이었던 김희진의 지금 몸무게는 75kg이다.
데뷔 후 12번째 시즌을 맞는 김희진은 어느덧 팀 내 최고참급 선수가 됐다. 기업은행에서 김희진보다 나이가 많은 선수는 김수지(35)뿐이다. 김희진은 이제 선수 개인으로서의 역할뿐 아니라 선배로서의 할 일도 고민하고 있다고 한다. 김희진은 “8월 열렸던 컵대회 때 나보다 한참 어린 다른 팀 후배가 팀의 중심을 잡아 나가는 모습을 보고 많은 걸 느꼈다”며 “모두가 코트 안에서 해야 할 일을 제대로 할 수 있도록 후배들에게 쓴소리도 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기업은행은 지난 시즌 여자부 7개 팀 중 5위에 그쳤지만 김희진 덕에 최고 인기를 누리는 구단이었다. 지난 시즌 V리그 남녀부 14개 팀을 통틀어 집계한 경기 시청률 톱5 중 4개가 기업은행의 경기였다. 김희진은 지난 시즌 올스타 팬투표에서 V리그 역대 최다 득표(11만3348표) 1위를 했다. 김희진은 “이번 시즌엔 김연경 언니(흥국생명)가 국내로 다시 돌아왔기 때문에 팬투표 1위는 어려울 것 같다”면서도 “지난 시즌에 산타 복장, 공룡 탈 차림으로 경기장을 찾아주신 팬들을 기억한다. (그런 팬들에게) 보답할 수 있도록 코트 안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했다.
22일 막을 올리는 2022∼2023시즌 V리그는 내년 3월 19일까지 5개월간 정규리그 레이스를 벌인다. 남녀부 개막전 모두 지난 시즌 정규리그 1, 2위 간의 맞대결로 치러진다. 남자부는 대한항공(1위)과 KB손해보험(2위), 여자부는 현대건설(1위)과 한국도로공사(2위)가 맞붙는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