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년 만에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정상을 노리는 일본이 부지런히 대회를 준비하는 모습이다.
일본 대표팀을 지휘하는 구리야마 히데키 감독이 지난 24일 플레이오프(PO·5전3선승제) 1차전이 열린 잠실구장을 직접 방문하기도 했다.
구리야마 감독은 지난 24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와 키움 히어로즈의 2022 신한은행 쏠 KBO 포스트시즌(PS) PO 1차전을 직접 관전했다.
일본프로야구 PS가 한창인데도 한국에 방문한 구리야마 감독은 취재진과의 인터뷰에서 “WBC 준비 차원에서 왔다. 한국은 저력이 있는 팀이라 직접 보고 느껴보고 싶었다”며 “닛폰햄 파이터스 감독을 하는 등 일본프로야구에만 있어 다른 나라 야구를 직접 볼 기회가 없었다. 그래서 직접 방문했다”고 이유를 밝혔다.
24일과 25일 PO 1, 2차전을 직접 관전할 것이라고 전한 구리야마 감독은 “어느 팀을 골라 보고싶었던 것은 아니다. 일정상 키움과 LG의 PO를 보게 됐다”며 “이 팀에서 보고 싶은 선수를 보러왔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한국에 경계하는 선수가 있냐’는 질문에 구리야마 감독은 “이정후, 김현수의 플레이를 중점적으로 봤다”면서 “생각보다 많은 한국 선수의 이름을 알고 있다. 올해 여름 미국에 갔을 때에는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에서 뛰는 김하성을 직접 살펴봤다”고 설명했다.
구리야마 감독은 WBC 대표팀 합류 여부가 화제를 모으고 있는 키움 에이스 안우진의 상황도 이미 파악하고 있었다.
안우진은 고교 시절 학교폭력으로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 징계를 받아 올림픽, 아시안게임 등 아마추어 국제대회 대표팀 선발은 불가능하지만, 메이저리그 사무국이 주관하는 WBC에는 출전할 수 있다.
안우진의 WBC 출전과 관련해서는 여전히 여론이 싸늘한 상황이다.
구리야마 감독은 “안우진에게 여러 사정이 있는 것을 알고 있다. 일본 대표팀 감독으로서 좋은 투수가 오는 것은 이길 수 있는 가능성이 적어지는 것이기에 좋지는 않다”고 솔직히 털어놨다.
메이저리그에서 뛰는 일본의 ‘야구 천재’ 오타니 쇼헤이(LA 에인절스)의 대표팀 합류 가능성에 대해 전 세계 야구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는 상황이다. 오타니가 닛폰햄 파이터스에서 뛰던 시절 구리야마 감독이 팀을 지휘해 일본에서는 대표팀 합류에 대한 기대감이 크다.
오타니는 최근 일본으로 귀국하면서 대표팀 합류를 원한다고 밝힌 바 있다. 다만 선발 투수로 등판하는 것에 대해서는 쉽지 않다는 의사를 드러낸 상황이다.
구리야마 감독은 “일본, 한국, 미국 등 전 세계의 야구 팬들이 원하는 것이 어떤 것인지 알고 있다”면서도 “지금 메이저리그에서 뛰는 선수 중 WBC 출전 의사를 명확히 밝힌 선수가 아직 없다”고 말을 아꼈다.
올 시즌을 끝으로 현역에서 은퇴한 이대호(롯데 자이언츠)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이대호의 은퇴가 일본의 WBC 준비 과정에 영항을 주나’라는 질문에 구리야마 감독은 “이대호가 소프트뱅크 호크스에서 뛰던 시절 당시 닛폰햄 감독인 나에게 이대호는 많은 고민을 안겨줬다”고 떠올린 뒤 “오랫동안 한국과 일본, 미국에서 활약한 이대호에게 수고했다는 말을 하고 싶다”고 답했다.
구리야마 감독은 “상대가 어떤지 생각하기보다 우리 팀 전력에 대해 생각하고 있다. 강한 팀을 만들고 싶다”고 강조했다.
1984년부터 1990년까지 야쿠르트 스왈로즈에서 선수로 뛴 구리야마 감독은퇴 이후 해설자와 평론가로 일했다.
2012년부터 지난해까지 닛폰햄을 지휘한 구리야마 감독은 2013~2017년 닛폰햄에서 뛴 오타니의 투타 겸업을 독려하며 성장을 도운 지도자로 잘 알려져 있다. 2016년에는 닛폰햄을 일본시리즈 우승으로 이끌었는데, 당시 오타니가 우승 주역으로 활약했다.
구리야마 감독은 지난해 12월 일본 야구 대표팀 사령탑으로 선임됐다.
내년 3월 WBC에서 한국, 일본, 호주, 중국, 체코는 B조에 속했다. 한국은 내년 3월 10일 일본과 한일전을 벌인다. WBC에서 한일전이 열리는 것은 2009년 대회 이후 14년 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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