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배구 남자부 KB손해보험의 새 외국인 선수 ‘미스터 콜라’ 니콜라(23·세르비아)의 시즌 초 활약이 뜨겁다. 니콜라는 지난달까지 득점 1위(102점), 서브 2위(세트당 0.769개), 공격 성공률 3위(54.43%)의 경기력을 보여주며 팀을 3위(2승 1패) 자리에 올려놨다. 니콜라의 활약에 팀 동료들도 그를 ‘콜라’라고 부르며 애정을 드러내고 있다. 농담 삼아 ‘사이다’라고 부르는 선수도 있다.
지난 시즌 KB손해보험은 프로배구 출범 이후 처음으로 챔피언결정전에 진출했다. 그러나 이번 시즌 전망이 밝지만은 않았다. 득점(1285점), 서브(0.768개), 공격 성공률(55.51%) 부문 1위를 휩쓸며 지난 시즌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된 ‘말리 특급’ 케이타(21)가 시즌이 끝난 뒤 이탈리아 리그 베로나로 이적했기 때문이다.
외국인 드래프트 3순위로 KB손해보험 유니폼을 입은 니콜라는 시즌 개막 전만 해도 높은 점수를 받지 못했다. 힘은 뛰어나지만 기술에선 아쉽다는 평가가 많았다. 줄곧 자국 세르비아 리그에서만 선수 생활을 해왔기 때문에 다른 나라 리그에서도 적응할 수 있을지 물음표가 따라다니기도 했다.
니콜라가 이런 우려를 씻고 팀에 녹아드는 데는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KB손해보험 주전 세터 황택의(26)는 “처음에는 케이타와 비교되면서 니콜라가 느끼는 스트레스가 적지 않았다. 그러나 강한 의지로 열심히 훈련하면서 이겨내더라. 적극적인 모습이 인상적이다”라고 했다. 애초 ‘높은 세트(패스)’를 선호하던 니콜라도 황택의의 빠른 세트에 점차 적응하고 있다.
니콜라는 지난달 30일 OK금융그룹과의 경기에서 개인 최다인 49득점에 최고 공격 성공률(62.69%)을 기록하며 팀의 3-2 역전승을 이끌었다. 시즌 1호이자 개인 첫 트리플 크라운(후위공격 21개, 서브 4개, 블로킹 3개) 기록도 남겼다.
‘혹시 팀 분위기에 방해가 될지 모른다’는 생각에 자신의 트레이드마크였던 ‘산타 수염’까지 포기한 니콜라는 이날 승리 후 “인생 최고 경기였다. 팀 동료들끼리 서로 믿고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는 교훈을 얻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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