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으로 한 점 차의 불안한 리드를 이어가던 8회초. 키움 투수 최원태는 1사 후 SSG 3번 타자 최정에게 유격수 땅볼을 유도해냈다. 유격수 김휘집의 송구가 1루수 김태진 앞에 짧게 튀면서 글러브를 맞고 그라운드에 떨어졌다. 2사에 주자가 없어야 할 상황이 송구 실책으로 1사 1루가 됐다.
바뀐 투수 키움 김동혁은 4번 타자 한유섬을 우익수 뜬공으로 처리했다. 송구 실책이 없었다면 이닝이 끝났을 상황. 타석에 들어선 SSG 라가레스는 4연속 파울볼을 날리는 등 끈질기게 달라붙었다. 그리고 7구째 승부에서 김동혁의 체인지업을 받아쳐 왼쪽 담장을 넘기는 역전 2점 홈런을 쏘아올렸다. 더그아웃의 SSG 선수들은 그라운드로 뛰쳐나와 환호했다.
SSG가 4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프로야구 한국시리즈(KS·7전 4승제) 3차전에서 8회초 터진 라가레스의 역전 2점 홈런에 힘입어 8-2로 이겼다. 1차전 패배 후 2연승한 SSG는 시리즈 전적 2승 1패로 앞섰다. 역대 KS에서 양 팀이 1, 2차전을 나눠 가진 건 모두 17번 있었는데 이 중 3차전 무승부를 기록한 1993시즌을 제외한 16번 중 14번(87.5%)을 3차전 승리 팀이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라가레스의 역전 홈런으로 승기를 잡은 SSG는 키움을 무섭게 몰아붙였다. SSG는 9회초에 6점을 뽑으며 키움의 추격권에서 멀찌감치 달아났다. 1사 만루에서 대타 김강민이 3-1로 달아나는 1타점 적시타를 날렸다. 1차전 9회말 대타 동점 홈런에 이어 다시 한번 김원형 SSG 감독의 믿음에 화답했다. 최정은 이어진 만루 기회에서 2타점 적시타로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이날 5타수 2안타(1홈런) 2타점 1득점을 기록한 라가레스는 3차전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됐다.
키움은 1차전 불펜 등판 뒤 사흘 만에 선발로 마운드에 오른 외국인 투수 요키시가 5와 3분의 2이닝 동안 7피안타 4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했지만 1점의 리드를 지키지 못했다. 키움은 9회말에 1점을 뽑았지만 이미 승부가 기운 뒤였다. 홍원기 키움 감독은 “김휘집의 실책으로 분위기가 바뀐 것 같다”며 아쉬워했다.
2020년까지 키움의 주전 유격수로 뛰었던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샌디에이고의 김하성은 이날 경기장을 찾아 옛 동료들을 응원했다. 고척스카이돔엔 만원 관중(1만6300명)이 들어 플레이오프 1차전 이후 7경기 연속 매진을 이어갔다. 4차전은 5일 오후 2시 같은 장소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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