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시리즈 6차전서 4-3 키움 제압
정규시즌 개막부터 줄곧 선두… KS까지 잡고 창단 첫 통합우승
김광현, 마운드서 세번째 우승 맞아… KS MVP는 5차전 끝내기포 김강민
SSG 더그아웃을 마주 보고 뜬 붉은 달이 천왕성을 향해 조금씩 조금씩 나아갔다. 달이 천왕성을 완전히 가린 그 시각 인천 문학구장 그라운드에 새로운 별이 내려앉았다. ‘It‘s Landing Time(이제 착륙할 시간)’을 캐치프레이즈로 한국시리즈 우승에 도전한 SSG였다.
SSG는 8일 안방경기로 열린 한국시리즈(7전 4승제) 6차전에서 키움에 4-3 역전승을 거뒀다. 정규시즌 1위 SSG는 이날 승리로 한국시리즈를 4승 2패로 마감하면서 SK를 인수한 지 2년 만에 통합 우승에 성공했다. SK 시절을 포함하면 2007, 2008, 2010, 2018년에 이어 역대 다섯 번째 한국시리즈 우승이자 역대 네 번째(2007, 2008, 2010, 2022년) 통합 우승이다. SSG는 정규시즌이 끝날 때까지 줄곧 프로야구 ‘맨 윗자리’를 지켰다.
승부를 가른 건 수비였다. 키움은 허술했고 SSG는 빈틈이 없었다. 키움은 2-0으로 앞서가던 3회말 2사 2, 3루 상황에서 1루수 전병우의 송구 실책으로 동점을 허용했다. 그리고 3-2로 다시 앞선 6회말에는 포구 실책이 빌미가 되어 결국 역전까지 내줬다.
시작은 선두 타자 라가레스의 느린 땅볼이었다. 앞으로 달려 나오면서 이 타구를 잡으려던 2루수 김태진이 공을 더듬었다. 다음 타자 박성한 타석 때는 포수 이지영이 공을 뒤로 빠뜨리는 포일(捕逸)까지 저지르면서 1사에 주자가 없어야 할 상황이 무사 2루 위기로 바뀌었다.
박성한에게 볼넷을 내주면서 위기는 무사 1, 2루로 이어졌다. SSG 벤치는 최주환에게 희생번트를 주문했다. 주자 두 명이 한 베이스씩 이동한 상황에서 다음 타자 김성현에게 좌중간을 가르는 2타점 적시 2루타를 내주면서 키움은 3-4로 쫓기게 됐다.
반면 SSG는 7회초에 키움 이용규가 파울 지역에 띄운 타구를 유격수 박성한이 몸을 날려 잡고, 김혜성의 빨랫줄 타구를 1루수 최주환이 건져내는 등 연이어 호수비를 선보이며 키움의 추격 의지를 끊어 놓았다. 이미 선발 투수 폰트가 3회 임지열, 6회 이정후에게 홈런을 맞은 뒤에도 호수비를 선보이며 위기를 조기에 차단한 SSG 야수진이었다.
마무리도 수비였다. 9회초 1아웃까지 4-3 1점 차 리드를 이어간 SSG는 ‘에이스’ 김광현을 ‘헹가래 투수’로 마운드에 올려 보냈다. 마지막 아웃 카운트를 남겨 놓은 상황에서 키움 이지영이 안타성 타구를 날렸지만 1루수 오태곤의 점프 캐치가 나오면서 그대로 경기는 끝났다. 김광현은 2010년, 2018년에 이어 3번째로 마운드에서 우승을 맞았다.
한국시리즈 최우수선수(MVP)는 전날 열린 5차전 9회말에 한국시리즈 사상 첫 대타 끝내기 홈런(3점)을 친 김강민이 차지했다. 김강민은 기자단 투표에서 전체 77표 중 42표를 받았다. 이로써 김강민은 지난해 KT 박경수(당시 37세 7개월 18일)를 제치고 한국시리즈 최고령(40세 1개월 26일) MVP 기록도 새로 썼다.
김강민은 “은퇴하기 전까지 하이라이트 필름을 만드는 게 목표였다. 이번 한국시리즈에서 그 장면 하나 만들었다. 올 시즌 모든 걸 다 가진 한 해인 것 같다”고 말했다. 6차전 MVP는 결승타 주인공 김성현에게 돌아갔다.
팀 프랜차이즈 스타에서 우승 사령탑이 된 김원형 SSG 감독은 “한국시리즈를 준비하면서 키움이 근성 있고 독기 있는 팀이라 경계가 많이 됐다. 막상 시리즈를 치르니 정말 어려웠고 그런 점에서 홍원기 감독에게 경의를 표한다”며 패자를 위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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