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년 만에 LG 트윈스 유니폼을 입은 염경엽(54) 감독이 설레는 마음으로 새로운 출발선에 섰다.
염 감독은 9일 경기도 이천의 LG챔피언스파크에서 열린 팀의 마무리훈련에 합류했다.
선수단과 공식적인 첫 만남을 갖자마자 지도에 나섰다. 직접 몸으로 뛰었다. 주루 시범을 선보이는 등 선수들과 함께 뛰며 호흡했다.
본격적인 2023시즌 준비의 돌입이다.
LG는 지난 6일 염 감독과 계약기간 3년, 총액 21억원의 계약을 발표했다. 2008년부터 2011년까지 LG에서 코치와 프런트 등을 지냈던 염 감독은 11년 만에 사령탑으로 줄무늬 유니폼을 입게 됐다.
염 감독은 “새롭다”며 익숙하면서도 낯선 유니폼을 내려다봤다.
현장 복귀는 2년 만이다. 2013~2016년 넥센 히어로즈를 지휘했던 염 감독은 2017~2018년 SK 와이번스(현 SSG 랜더스) 단장을 지냈다. 2019~2020시즌은 감독으로 SK를 이끌었다. 올해는 KBSN 해설위원으로 마이크를 잡았다.
염 감독은 “2년을 (현장에서) 떨어져있었는데, (돌아와보니) 마음이 설레더라”며 “밖에서 2년을 보내면서 내가 실패했던 부분을 돌아봤다. 나에겐 좋은 시간이었다. LG에 와서 초심으로 돌아가 잘 해볼 생각”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LG가 염 감독에 사령탑을 맡긴 이유는 명확하다. 우승의 한을 풀기 위해서다.
LG는 1994년 이후 28년 째 정상에 서지 못하고 있다. 한국시리즈 무대도 2002년 이후 밟지 못하고 있다.
우승 갈망은 염 감독도 크다. 염 감독이 사령탑으로 낸 최고의 성적은 넥센 시절인 2014년 한국시리즈 준우승이다. LG의 감독 제의를 처음 받았던 때를 떠올린 염 감독은 “망설임 하나도 없이 ‘감사합니다’라고 했다”고 감독직 수락 배경을 설명했다.
꿈을 이루고 싶단 마음에서다. 염 감독은 “(우승은) 정말 내 꿈이다. 야구에서의 마지막 꿈”이라고 강조하며 “그래서 이제 절실하게 하지 않을 것”이라고 웃었다.
과거를 통해 얻은 깨달음이다. 염 감독은 “SK때는 너무 절실하게 했다. 그런 욕심을 부렸기 때문에 선수들에게도 스트레스를 줬을 것”이라며 “아무리 내가 ‘편하게 하라’고 해도 선수들은 내 마음을 봤을 거다. 선수들도 똑같이 부담을 가졌다”고 돌아봤다.
그래서 변해야 할 부분에 대해 “가장 큰 포인트는 리더십”이라고 짚었다.
“나부터 밝아져야 한다. 선수들이 야구장에 나오는 걸 즐거워할 수 있는 문화를 만들고 싶은 게 첫 번째 목표”라며 “처음 넥센에선 그런 마음으로 시작했는데, 성공을 하면서 나도 욕심이 생기나 초조함이 있었던 것 같다. 그러다 보니 한정된 선수만 쓰게 된 부분도 있다. 전체적으로 반성했다”고 털어놨다.
이어 “우리 목표는 딱 한 가지다. 선수들도, 코치들도 부담이 될 텐데 그걸 풀 수 있는 리더십을 가져가야 한다”고 보탰다.
많은 부분을 돌아보고, 반성하면서 ‘꿈’은 더욱 견고해졌다.
염 감독은 “나는 굉장히 운이 좋은 사람이다. (현장 복귀에) 시간이 더 걸릴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빨리 복귀하게 돼 감사하다”며 “나 개인을 떠나 팀도, 팬들도 목표가 모두 같다. 팬들이 생각하는 그런 성적을 올려야 한다. 즐겁게 잘 해내고 싶은 마음이 크다”고 말했다.
모두가 바라고 있는 그 곳을, 빠른 시일 내에 오르고 싶단 욕심도 숨기지 않았다. 염 감독은 “(계약기간) 3년이 주어졌지만, 2년 안에 뭔가를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가장 높은 곳을 바라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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