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의지-유강남 등 5개구단 주전
한꺼번에 FA로… 각 구단서 눈독
SSG-두산-롯데 적극 영입 움직임
구단연봉 상한제 첫 적용이 변수
“기다려 보라.”
정용진 프로야구 SSG 구단주(신세계그룹 부회장)는 한 팬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포수를 영입해 달라’고 댓글을 남기자 이렇게 답했다. ‘와이어 투 와이어’(첫 경기부터 마지막 경기까지 1위)로 정규시즌 우승을 차지하고 한국시리즈 정상까지 밟은 팀도 좋은 포수에 목이 말라 있는 것이다.
SSG의 포수 고민은 2018년 시즌 종료 후 4년간 69억 원에 자유계약선수(FA) 계약을 맺은 이재원(34)의 부진에서 시작됐다. 이재원은 이 계약이 끝난 올해까지 4년간 타율 0.242에 연평균 5.3홈런, 38.5타점을 올리는 데 그쳤다. 한국시리즈 경기 전 선수 소개 때 SSG 선수 30명 가운데 유일하게 팬들의 야유를 받을 정도로 인기도 떨어진 상황이다.
SSG는 결국 시즌 초반 KIA에서 김민식(33)을 다시 데려오면서 두 선수가 번갈아 포수 마스크를 쓰도록 했다. 내년 시즌이 끝나면 FA 자격을 얻는 김민식도 이재원보다 확실히 우위를 점했다고 보기는 어렵다. SSG가 이재원을 포함해 양의지(35·NC), 박동원(32·KIA), 박세혁(32·두산), 유강남(30·LG) 등 5개 팀 주전 포수가 풀리는 이번 FA 시장에서 ‘큰손’이 될 가능성이 높은 이유다.
이번 FA 시장 최대어는 양의지라고 할 수 있다. 2007년 두산에서 데뷔한 양의지는 2018 시즌 종료 후 FA 자격을 얻어 4년간 125억 원을 받는 조건으로 NC로 이적한 뒤 2020년 팀의 통합 우승에 앞장섰다. 양의지는 지난해에는 선발 포수(38경기)보다 지명타자(97경기)로 더 많이 출전했지만 올해는 89경기에 선발 포수로 출전하면서 ‘이제 수비가 힘든 것 아니냐’는 우려도 불식시켰다.
단, 현실적으로 SSG가 양의지를 잡기는 쉽지 않다. NC를 상대로 양의지 영입 경쟁에서 승리하려면 첫 FA 때와 비슷한 조건을 제시해야 한다는 게 일반적인 전망이다. KBO리그는 내년부터 샐러리캡(연봉 총액 상한제)을 도입한다. SSG는 이 제도 도입 맞춤형으로 연봉 구조를 설계한 상태지만 그래도 연평균 30억 원이 넘는 돈은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이런 이유로 야구계에서는 SSG가 박동원 영입전에 뛰어들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물론 현 소속팀 KIA 역시 ‘양의지가 오지 않는 이상 박동원은 놓칠 수 없다’는 의견이다. 양의지의 선택에 따라 박동원의 몸값과 행선지가 결정될 확률이 높은 이유다.
두산도 이승엽 감독이 취임과 동시에 ‘포수를 보강해 달라’는 메시지를 보냈다. 박세혁이 팀을 떠날 수도 있다는 뜻이다. 올 시즌 선발 포수 합계 타율이 0.184밖에 되지 않는 롯데도 유상증자를 통해 ‘총알’을 확보한 상태다. 결국 삼성 키움 한화 KT를 제외한 6개 팀이 FA 포수 5명을 두고 경쟁하는 모양새다.
한 에이전시 관계자는 “LG는 유강남 이외에 대안이 없고 다른 구단에서도 아직은 유강남에게 큰 관심이 없다. 그러나 포수 연쇄 이동이 일어난다면 시장 상황은 언제든 바뀔 수 있다. 어떤 결과가 나올지 기다려 보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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