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승리 김영수, 부상·좌절 극복 뒤에 이종욱·양의지

  • 뉴시스
  • 입력 2022년 11월 14일 10시 0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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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상과 좌절감을 극복한 김영수(33·PNS홀딩스)가 한국프로골프(KPGA) 최고의 자리에 올랐다. 십년에 걸친 고난을 극복한 그야말로 인간 승리다.

김영수는 지난 13일 경기 파주 서원밸리CC (파72·7034야드)에서 열린 LG SIGNATURE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총상금 13억원, 우승 상금 2억6000만원) 마지막 라운드에서 한승수(36)와 연장 3차전까지 가는 명승부를 펼친 끝에 역전 우승을 차지했다.

이로써 김영수는 한 시즌 꾸준한 활약을 펼친 선수에게 수여되는 제네시스 대상을 수상했다. 김영수는 올 시즌 전 대회(21개 대회)에 출전해 우승 2회 포함 톱10 8회 진입, 18개 대회 컷 통과라는 성적을 거뒀다.

제네시스 대상을 받은 김영수는 보너스 상금 1억원과 제네시스 차량 1대, 투어 시드 5년, 미국프로골프(PGA)투어와 DP월드투어가 공동 주관하는 제네시스 스코티시 오픈 출전권, DP월드투어 시드 1년 등을 부여 받았다.

김영수가 최고의 자리에 오르는 길은 순탄치 않았다.

김영수는 2007년 송암배, 익성배, 허정구배 등 대한골프협회(KGA) 주관 아마추어 대회에서 모두 우승하고 2008년 국가대표로 선발되면서 화려하게 골프 인생을 시작했다.

2011년 KPGA 코리안투어에 데뷔한 김영수는 꽃길을 걸을 것이라는 기대와 달리 부상에 시달렸다. 김영수는 2012년 허리 부상으로 시드를 유지하지 못했고 군에 입대해 2012년부터 2014년까지 해군 갑판병으로 군 복무를 했다.

군 전역 후 김영수는 국내 2부 투어를 포함해 원아시아투어, 일본투어, 중국투어 등 여러 투어를 전전했다. 수년간 와신상담 끝에 김영수는 2018년 2부 투어인 챌린지 투어 상금왕 자격으로 2019년 KPGA 코리안투어에 복귀했다.

꾸준히 대회에 출전하며 경험을 쌓고 경기력을 끌어올린 김영수는 올 시즌 마침내 시즌 첫 승을 거뒀고 이번에 제네시스 대상까지 거머쥐었다.

김영수는 이번 대회 후 인터뷰에서 “아직까지 믿기지 않는다”며 “지금까지 참고 기다려왔던 순간들이 주마등처럼 지나간다”고 밝혔다.

김영수는 골프를 그만두려했다고 털어놨다. 그는 “2012년에 군 입대를 하고 전역하고 나서 당시 2부 투어였던 챌린지투어에서 활동했다. 그 해 상금왕에 등극했는데 그 전까지 힘든 시간이었던 것 같다”며 “몸도 많이 아프고 성적도 안 나오다 보니 연습도 하지 않았다. 골프를 그만둘까라는 생각도 들었다”고 회고했다.

부상이 심각했다. “허리 디스크(추간판탈출증)가 있었다. 2011년부터 아팠다. 2012년에 한국, 일본투어 시드가 있었는데 8월까지 투어에서 활동하다 통증이 심해져 병원을 찾아갔다”며 “심하게 아플 때 현재 후원을 해주고 있는 창원 더 큰 병원을 찾아가 ‘제발 안 아프게만 해 달라’라고 부탁을 했는데 원장님께서 수술까지는 하지 말고 몸을 잘 케어하면 괜찮을 것 같다고 하셨다”고 설명했다.

성공 뒤에는 의외의 조력자도 있었다. 김영수는 “야구를 좋아하고 고향도 창원이라 NC다이노스의 이종욱 코치, 양의지 선수와 인연을 맺게 됐는데 두 분과 함께 운동을 하면서 큰 도움을 받았다”고 밝혔다.

그렇게 아프면서도 김영수는 왜 골프를 놓지 못했을까. 그는 “침대에서 일어나지도 못하고 양말도 스스로 못 신을 정도로 부상이 심했다. 그런데 골프를 그만둔다고 생각하면 정말 아쉬웠다”며 “신체를 재정비해서 언젠가는 다시 골프를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으로 버텼다”고 말했다.

이제 김영수는 세계 무대를 겨냥한다. 세계 최고 수준 선수들과 실력 차를 경험하기는 했지만 그래도 김영수는 도전해볼 생각이다.

김영수는 “이번에 제네시스 챔피언십 우승자 자격으로 더 CJ컵에 출전하게 됐는데 솔직히 그 때 멘붕이 왔다. 그렇게 어려운 코스에서 선수들이 정말 잘 하는 모습을 보고 ‘이거 진짜 장난 아니구나’, ‘내가 몰랐던 골프를 이제 느끼고 있다’, ‘난 부족했다’라는 것을 느꼈다”고 되돌아봤다.

그러면서 “1개 대회에 참가했지만 그 때 경험했던 것을 잘 정리해 현재 내 골프에 활용하고 있다. 스스로 많이 성장했다고 느낀다”며 “앞으로도 해외 대회 기회가 있으면 최대한 참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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