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의 무더위. 섭씨 34도의 카타르에 도착한 둘째 날. 무엇을 해야 할지 감이 잡히지 않았던 기자는 무작정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으로 향했다. 이 곳은 한국이 우루과이(24일), 가나(28일), 포르투갈(다음 달 3일)과 2022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H조 세 경기를 모두 치르는 장소다.
신규 경기장으로 도심 외곽에 건설돼 있었다. 경기장 바깥쪽에 설치돼 보안 게이트에서 경찰들에게 미디어 출입 카드를 보여준 뒤 가방부터 몸수색까지 마친 뒤에야 입장할 수 있었다.
외관 모습은 외신에 의해 이미 공개됐기 때문에 내부 모습이 궁금했다. 경기장에서 입장권을 찍는 곳을 살펴보다 오른쪽 장애인 출입구가 열려있는 걸 확인하고 살짝 들어갔다.
그러자 4만 명을 넘게 수용할 수 있는 광활한 경기장 내부 모습이 눈앞에 펼쳐졌다. 쫓겨날까 봐 급하게 스마트폰으로 사진을 찍던 나를 보고 경비원이 다가왔다. 혹시 해서 태연하게 미디어 출입증을 보여주니 엄지를 치켜세우며 지나갔다. 원래 안되는 상황같았는데 운이 좋았다.
푸른 잔디는 싱싱해 보였다. 마침 스태프들이 골대를 세우는 것을 봤다. 청소부들은 부지런히 의자의 먼지를 일일이 털고 있었다. 이 곳에서 대한민국의 3경기가 치러지는구나!
곳곳에 배치된 음료 자판기에는 공식 후원사인 비자(Visa) 신용 카드로만 이용 가능하다는 내용이 적혀 있었다.
이왕 들어온 김에 VIP석도 살짝 들어가 봤다. 내부에서는 케이터링 서비스 준비로 분주했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플라스틱 경기장 좌석과 달리 푹신한 의자와 테이블이 준비돼 있었다.
그런데 이상하게 취재를 마치고 밖으로 나오니 무더운 바람이 얼굴을 때렸다. 알고 보니 경기장 곳곳에서 실외 에어컨이 사방에서 가동되고 있었다. 경기장은 하늘이 뻥 뚫렸건만 좌석 아래와 천장에서는 찬 바람이 뿜어져 나왔다. 대회 조직 위원회가 ‘시원한 월드컵’을 치를 수 있다고 자신했던 이유를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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