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국가대표팀 주장 손흥민(30·토트넘)이 16일 오전(현지 시간) 결전지 카타르에 입성한다. 카타르 월드컵 최종 엔트리에 이름을 올린 태극전사 26명 중 가장 늦게 도착한다. 눈 주위 골절 부상으로 수술을 받은 손흥민은 영국 런던에서 치료를 받기 위해 출발을 늦췄다. 국제축구연맹(FIFA)은 15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 손흥민의 사진을 올리면서 “카타르에서 건강하고, 행복하고, 최선을 다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적었다.
대표팀은 최종 엔트리가 발표된 12일 이후 나흘 만에 26명이 모두 한데 모이게 됐다. ‘완전체’가 되는 것이다. 대표팀을 지휘하는 파울루 벤투 감독과 국내 K리그를 포함한 아시아 리그 소속 선수들은 14일 카타르 땅을 밟았다. 손흥민을 제외한 유럽 리그 선수들도 15일까지 차례대로 도착했다.
손흥민은 이르면 16일 오전 훈련부터 참가해 가볍게 몸을 풀 것으로 보인다. 대표팀은 카타르에 도착한 당일인 14일 오후에 첫 훈련을 했다. 전술훈련은 하지 않고 몸만 가볍게 푸는 정도의 회복훈련이었다. 대표팀이 조별리그 경기를 치르는 동안 사용할 도하의 알에글라 훈련장은 잔디 상태가 흠잡을 데 없이 좋고 해가 지고 난 뒤엔 바람이 선선하게 불어 선수들은 매우 만족해했다. 대표팀은 조별리그가 열리는 동안 경기가 있는 날을 제외하고는 하루 한두 차례씩 이곳에서 훈련한다.
훈련장 주위를 나무들이 둘러싸고 있어 훈련 장면이 노출될 우려가 없고 외부와 차단된 느낌이 들어 훈련에 집중하기가 좋다는 게 선수들의 반응이다. 황의조(30·올림피아코스)는 “굉장히 좋다. 축구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모든 게 잘 준비돼 있다”며 “다른 선수들도 나와 같은 생각이다. 훈련에 집중해 잘 준비하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대표팀 숙소인 호텔에서 약 10km 거리에 있는 훈련장은 차로 10분 정도면 도착해 선수들이 버스 안에서 보내는 시간도 짧다. 대표팀 훈련장 근처에는 조별리그 D조에 속한 튀니지 대표팀의 훈련장이 있다.
대표팀이 여장을 푼 숙소인 르메르디앙시티센터호텔의 선수들 방에는 그동안의 월드컵 대회에선 보지 못했던 것들이 마련됐다. 1인 1실인 각 객실에는 방 주인들의 상반신 사진을 담은 대형 액자가 걸렸다. 모두 국가대표팀 유니폼을 입고 있다.
방문 앞에는 객실 호수를 표시한 숫자 아래 방 주인 유니폼의 이미지가 등번호가 보이도록 걸려 있다. 월드컵에 나서는 태극전사들의 자긍심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될 것 같다고 판단한 대한축구협회가 호텔 측과 의논해 이렇게 한 것이다. 호텔 입구와 로비 등에는 과거 월드컵에 출전했던 대표팀 선배들의 사진 등이 붙어 있다.
골키퍼 조현우(31·울산)는 방에 걸려 있는 자신의 대형 사진을 보고서 “감동, 진짜 감동이다. 어떻게 준비한 거야”라며 “이걸 보면서 매일매일 정말 잘할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수비수 김진수(30·전북)는 자신의 사진을 보고는 함박웃음을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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