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후에 97% 몰표… 사상 첫 ‘부자 MVP’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11월 1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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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율-타점-안타 등 타격 5관왕
신인상은 23홀드 두산 정철원에

2022년 타격 5관왕에 오르며 시즌 최우수선수(MVP)로 뽑힌 이정후가 17일 한국야구위원회(KBO) 시상식장에서 받은 트로피 6개를 바라보고 있다. 김민성 스포츠동아 기자 marineboy@donga.com
2022년 타격 5관왕에 오르며 시즌 최우수선수(MVP)로 뽑힌 이정후가 17일 한국야구위원회(KBO) 시상식장에서 받은 트로피 6개를 바라보고 있다. 김민성 스포츠동아 기자 marineboy@donga.com
“야구 하면서 항상 아버지 아들로 살아왔다. 아버지 이름을 빨리 지우고 싶었는데 앞으로의 야구 인생은 제 이름으로 잘 살아갈 수 있을 것 같다.”

한국 프로야구의 ‘오래된 미래’였던 이정후(24·키움)가 2022 정규시즌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되면서 ‘현재’로 우뚝 섰다. 올 시즌 타율(0.349) 안타(193개) 타점(113점) 출루율(0.421) 장타율(0.575)에서 5관왕을 차지한 이정후는 17일 한국야구위원회(KBO)가 공개한 기자단 MVP 투표 결과 전체 107표 중 104표(97.2%)를 받았다.

이로써 한미일 프로야구 역사상 첫 번째 ‘부자(父子) MVP’가 탄생했다. 이정후의 아버지인 이종범 LG 코치(52) 역시 해태(현 KIA) 소속이던 1994년 지금의 이정후와 같은 나이에 타격 5관왕(타율 안타 도루 출루율 장타율 1위)을 차지하면서 MVP로 뽑혔다.

이정후는 이날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시상식에 참석해 “아버지가 처음에는 야구하는 걸 반대하셨다. 선수 생활을 해보니 아버지가 왜 말리셨는지 알 것 같다. 잘해야 본전이고 못하면 비참해질 게 눈에 보였을 것”이라면서도 “그건 핑계다. 야구가 좋았고 원해서 했다. 나중에 아들이 야구 한다고 하면 말릴 생각은 없다. 나도 야구 못 하게 했으면 어떻게 됐을지 모른다. 아버지 안목이 안 좋았던 것 같다”며 웃었다.

2017년 신인왕 출신인 이정후는 류현진(35·토론토), 서건창(33·LG)에 이어 역대 세 번째로 신인상과 MVP를 모두 차지한 선수가 됐다. 키움의 상징색인 버건디색으로 양복 상·하의와 넥타이를 모두 맞추고 나온 이정후는 “(한국시리즈에서 SSG에 패하면서) 우승하지 못하고 끝낸 게 가장 아쉽다”면서 “프로는 안주하는 순간 끝이다. 내일 어떻게 될지 아직 몰라 늘 불안하다. 빨리 잊고 내년 시즌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신인상은 신인 최다 홀드 기록(23홀드)을 세운 정철원(23·두산)에게 돌아갔다. 전체 107표 중 74표(69.2%)를 받았다.



#프로야구#이정후#mv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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