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민의 시간…이승엽 감독 “두 달간 발 뻗고 잘 수 있을까”

  • 뉴시스
  • 입력 2022년 11월 20일 15시 31분


두산 베어스가 20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곰들의 모임’을 끝으로 2022시즌 마무리 캠프를 모두 마친다.

내년 2월 스프링캠프 전까지 선수들은 휴식과 개인 운동을 한다. 이 시간이 새롭게 사령탑을 맡은 이승엽(46) 두산 감독에게는 ‘고민의 시간’이다.

‘곰들의 모임’을 앞두고 이승엽 감독은 “두 달 동안 발 뻗고 잘 수 있을까요”라더니 “고민을 하라고 두산이 나를 감독 자리에 앉혀놓은 것이다. 두 달 동안 충분히 고민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행사는 지난달 14일 두산과 계약한 이승엽 감독이 두산 팬들과 첫 공식 만남을 가지는 자리였다. 본 행사를 앞두고 팬 사인회에 나선 이승엽 감독은 팬들과 인사를 나눴다. 열심히 사인을 하고, 사진 요청도 흔쾌히 받아들였다.

야구 예능 ‘최강야구’의 최강 몬스터즈와 이벤트 경기를 앞두고는 팬들 앞에서 포부를 드러내기도 했다.

이승엽 감독은 “두산 유니폼을 입고 팬들을 처음 뵙는 자리여서 아직 어색했다. 내가 두산 유니폼을 입은 모습을 보는 팬 분들도 어색하셨을 것 같다”며 “자주 보시게 될테니 익숙해지실 것”이라고 전했다.

“팬 사인회에서 1시간 동안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고 말한 이승엽 감독은 “정수빈을 잘 부탁한다는 이야기를 가장 많이 들었다. 여름까지 잘 치게 해달라고 부탁하시더라”며 웃었다.

KBO리그 개인 통산 최다 홈런 기록(467홈런)을 세우는 등 한국을 대표하는 타자로 활약한 이승엽 감독은 코치 경력 없이 두산 지휘봉을 잡았다. 선수-코치, 선수-감독으로 한솥밥을 먹었던 김한수 수석코치를 비롯해 자신보다 나이가 많은 코치들에게 존댓말을 듣는 것도 아직 어색한 일이다.

이승엽 감독은 “나보다 나이가 많은 코치님들이 존대를 하실 때 감독이 됐다는 것을 느꼈다. 어색하더라”며 “선수들을 대할 때보다 코치, 프런트를 대할 때 어색함이 느껴졌다”고 전했다.

이승엽 감독은 사령탑으로 처음 치른 마무리 캠프에 대해서는 만족감을 드러냈다. 지난해 9위에 그친 두산의 젊은 선수들을 직접 지켜보면서 가능성을 엿봤다.

“마무리 캠프에서 주축이 된 어린 선수들이 말리고 싶을 정도로 열심히 했다”고 말한 이승엽 감독은 “캠프 막판 4~5일은 익힌 것을 유지할 수 있도록 훈련량을 줄였을 정도다. 선수들에게서 가능성을 봤다”고 평가했다.

이승엽 감독은 “두산 하면 허슬 플레이, 신바람 나는 야구가 생각나는데, 올해에는 그런 모습이 없어지지 않았나 생각했다. 하지만 잃었던 자신감을 찾는 마무리 캠프였다”고 흡족함을 드러냈다.

부상 때문에 직접 보지 못한 선수들에 대해서는 아쉬움을 드러내면서 “안재석이 손목 부상 때문에 타격 훈련을 한 번도 하지 못했다. 직접 봐야 판단할 수 있는데 아쉬웠다”고 말했다.

이승엽 감독은 내년 스프링캠프 전까지 선수들이 철저하게 관리를 해주기를 바랐다.

“앞으로 두 달을 어떻게 지내느냐에 따라 내년 성적이 달라질 것”이라고 잘라 말한 이승엽 감독은 “내년 2월 스프링캠프 전까지 선수들이 그동안 다진 몸과 마음을 더 견고하게 다져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승엽 감독은 “하루를 쉬면 이틀, 이틀을 쉬면 사흘을 쉬고 싶은 것이 사람의 몸이다. 몸을 계속 움직여야 한다”며 “자신과 타협하지 않고, 정해놓은 스케줄을 꼭 이행하면 좋은 겨울을 보낼 수 있을 것이다. 트레이닝 파트가 준 프로그램을 충실히 소화하면 스프링캠프 때 일취월장한 모습을 보일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도 쉴 생각은 없다. 새로운 팀에 온 만큼 끊임없이 소통하고, 치열하게 고민할 생각이다.

이승엽 감독은 “두 달 동안 코치들과 많이 소통하고, 프런트와도 이야기를 많이 나눌 것이다. 아직 두산에 대해 알아갈 것이 많다”며 “우리 선수들과 어떻게 하면 최고의 플레이를 선보일 수 있을지에 대해서도 많이 고민하고 연구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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