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은 21일(한국시간) 카타르 도하 칼리파 인터내셔널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월드컵 조별리그 B조 잉글랜드전에서 2-6 대패를 당했다.
참패와 무관하게 시작부터 야유를 받아야 했다.
자국 내 상황 때문이다.
지난 9월 마샤 아미니라는 여대생이 히잡을 쓰지 않았다는 이유로 체포돼 구금됐다 사망한 사건으로 이란 내 반정부 시위가 촉발됐다.
대표팀 분위기도 어수선하다.
이번 대회를 앞두고 에브라힘 라이시 대통령과 만난 뒤 많은 비난을 받았던 이란 선수들은 반정부 시위를 지지하는 뜻에서 이날 경기 직전 국가가 연주될 때 침묵을 지켰다.
그러나 이란 국가가 연주될 때부터 경기장에는 야유의 함성이 쏟아졌다.
팀도 2-6으로 대패를 당하면서 선수들의 어깨는 더욱 처졌다.
그러자 경기 후 케이로즈 감독이 팬들을 향해 불만을 쏟아냈다.
영국 메트로에 따르면 케이로즈 감독은 “선수들이 처한 상황은 최고의 환경이 아니다. 헌신과 집중 측면에서 이런 문제에 영향을 받고 있다”며 비난을 보낸 팬들에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국제 경기에 나선 사령탑이 팬들을 향해 비난을 쏟아내는 건 이례적이다. 그러나 수장은 선수들을 위해 목소리를 높였다.
“선수 역시 사람이다. 나는 선수들을 오랫동안 알고 지냈지만 그들은 이란을 위해 뛰고, 국민을 위해 뛰고 있다. 국민들이 즐길 수 있도록 하는 하나의 꿈을 갖고 있다”고 강조한 케이로즈 감독은 “이러한 상황에서 잉글랜드를 상대로 계속 싸우고, 2골을 넣은 그들이 자랑스럽다”고 선수들을 감싸안았다.
그는 팬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았던 2014년과 2018년을 떠올리기도 했다.
그러면서 “오늘 무슨 일이 있었는지 보지 않았나. 왜 여기까지 와서 우리에게 야유하나. 우리는 그런 팬들은 필요 없다. 그럴 거라면 집에 있는 게 낫다”고 일갈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