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축구가 독일을 꺾더니 ‘정신승리’를 하기 시작했다. 사실상 조 1위를 하기 힘든데 조 2위가 낫다고 말하고 있다.
일본 스포츠 일간지 도쿄 스포츠는 27일(한국시간)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8강전에서 브라질을 피하기 위해서는 E조 1위보다는 2위를 차지하는 것이 더 이상적이라고 보도했다.
일본은 지난 23일 독일과 E조 첫 경기에서 도안 리쓰의 동점골과 아사노 다쿠마의 역전 결승골로 2-1로 역전승을 거뒀다. E조는 스페인과 독일이 ‘톱2’로 평가받았기 때문에 일본의 역전승은 사우디아라비아의 아르헨티나전 승리와 더불어 이번 대회 최대 이변으로 꼽혔다.
독일이라는 큰 산을 넘었기 때문에 일본은 27일 열리는 코스타리카와 2차전에서 승리할 경우 16강 진출에 더욱 가까워진다. 일본이 코스타리카를 꺾고 독일이 스페인을 이기지 못하는 결과가 나올 경우 그대로 일본의 16강 진출은 확정된다.
여기에 덧붙여 일본은 16강 그 이후를 바라보고 있다. 8강전까지 생각하는 것이다.
만약 일본이 E조 2위를 차지할 경우 F조에서 1위를 차지한 팀과 16강전을 갖게 된다. F조 1위는 현재 전력상 벨기에가 유력하지만 지난 대회 준우승팀 크로아티아도 만만치 않다. 일단 벨기에가 조금 더 앞서는 분위기다.
그러나 크로아티아와 벨기에가 1차전에서 보여준 경기력은 그다지 인상적이지 못했다. 크로아티아는 모로코를 상대로 0-0으로 비겼고 벨기에 역시 캐나다에 1-0 신승을 거두며 강력한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이를 보고 일본은 16강전에서 어떤 팀을 만나도 8강에 오를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진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일본은 이번 대회보다 훨씬 전력이 강했던 지난 러시아 월드컵 당시에 벨기에라면 충분히 해볼만하다는 생각이다.
이에 대해 도쿄 스포츠도 “벨기에와 크로아티아는 공격진의 부진이 혹평을 받고 있기 때문에 독일을 막아낸 모리야스 하지메 감독의 일본이라면 충분히 이길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문제는 8강전에서 어느 팀을 만나느냐다. 일본이 E조 2위로 16강에 진출한 뒤 승리를 거둔다면 8강전 상대는 H조 1위 팀과 G조 2위 팀의 승자와 4강 진출을 놓고 맞붙게 된다. 한국이 포함된 H조 1위는 포르투갈이 유력한 가운데 G조 2위는 브라질보다는 스위스가 가능성이 높다.
반면 일본이 E조 1위로 16강에 진출한다면 F조 2위팀과 8강을 놓고 겨루지만 8강전에서는 G조 1위가 유력한 브라질과 H조 2위팀과 맞붙을 수 있다. 결국 8강전 상대가 브라질에 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설사 네이마르가 빠진 브라질이 조기 탈락하는 이변이 발생하더라도 H조 2위 팀이니 조 2위로 통과하는 것이 대진상 유리하다는 것이 도쿄 스포츠의 설명이다.
그러나 일단 도쿄 스포츠의 예상은 정신승리에 가깝다. 일본이 E조에서 1위를 차지할 가능성 자체가 낮기 때문이다.
일본이 스페인과 1승씩을 나눠가졌긴 하지만 코스타리카를 7-0으로 완파한 스페인에 골득실에서 6골이나 뒤져있다. 일본이 조 1위를 차지하려고 한다면 반드시 스페인을 꺾어야 하는데 전력상 이마저도 쉽지 않다.
또 일본이 코스타리카를 이긴다고 하더라도 즉석에서 16강 진출을 확정짓지 못한다. 만약 스페인이 독일에 덜미를 잡히는 결과가 발생한다면 2승을 거두고도 16강에 진출하지 못할 수도 있다.
일본이 2승, 스페인과 독일이 1승 1패를 기록한 상황에서 3차전을 맞이할 경우 일본은 스페인을 상대로 최소 비겨야만 자력으로 16강 진출을 확정할 수 있다. 일본이 3차전에서 스페인에 지고 독일이 코스타리카를 이기는 경우가 발생한다면 세 팀이 2승 1패로 물고 물리게 된다. 이 경우 골득실에서 유리할 스페인과 코스타리카에 대승을 거둘 가능성이 높은 독일이 나란히 16강에 올라갈 수도 있다.
결국 일본으로서는 2승 1패로도 16강에 올라가지 못하는 경우를 미리 방지하기 위해셔는 코스타리카전에서 최대한 많은 골, 많은 점수차로 이겨놓을 필요가 있다. 이 경우를 무시하고 조 1위보다는 조 2윅 낫다는 것을 운운한다는 것은 너무 성급한 얘기일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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