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투 감독도 나름 생각이 있겠지요. 어쨌든 16강을 결정짓는 중요한 경기인 만큼 최선을 다했으면 좋겠습니다. 모든 이들의 염원을 담아 대한민국팀이 기적을 만들어내길 바랍니다.”
카타르 월드컵 16강 진출을 위해 대한민국이 포르투갈을 최소 1골차 이상으로 이기고 우루과이가 가나를 1골차로 이겨야 하는 온갖 경우의 수가 요구되는 상황을 지켜보는 태극전사 가족과 지인들의 심정도 애가 탄다.
3일 0시(이하 한국시간) 열리는 대한민국과 포르투갈의 H조 조별리그 3차전을 앞두고 대표팀의 맏형 김태환(33·울산 현대)의 아버지 김웅정씨(63)도 카타르 도하 현지에서 대표팀의 선전을 기원했다.
김태환을 비롯해 황희찬, 백승호, 송민규, 윤종규, 홍철, 조유민, 조현우, 송범근 등 9명의 국가대표 선수들이 아직 그라운드를 밟지 못한 상황.
벤투 감독은 지난달 28일 가나전에서 공격수 숫자를 늘렸다가 수비진에 과부하를 초래했고 결국 3점 실점의 결과를 가져왔다. 두 경기를 연달아 소화한 수비진의 피로가 가중되고 있는 상황에서 벤투 감독이 전술의 변화를 가져올지 관심이 쏠린다.
특히 가나를 3대2로 이기고 우루과이를 2대0으로 이긴 포르투갈이 호날두 등을 앞세워 다시 공세를 펼칠 것을 대비해 베테랑 수비진 등 남은 전력을 모두 쏟아야 한다는 기대가 높다.
김태환은 가나전 패배 직후 “끝나지 않았다. 포기 안 하는 놈이 이긴다”고 각오를 다지며 전의를 가다듬었다.
이같은 아들의 모습에 지난 20년간 아들의 후원회장을 자처하며 지극정성으로 뒷바라지를 해 온 아버지 김씨도 결의를 다지며 카타르 도하 현지에서 목이 쉬어라 응원전을 펼치고 있다.
김씨는 뉴스1과 전화통화에서 “이대로 월드컵이 끝나는 것을 바라는 국민은 없을 것”이라며 “누가 나가더라도 포르투갈 경기는 정말 이겼으면 좋겠다. 선수들의 마음에 아쉬움이 남지 않길 바란다”고 토로했다.
우루과이전에서 20분, 가나전에서 40분을 뛰며 존재감을 과시한 ‘미친 왼발’ 이강인(21·레알 마요르카)의 가족도 카타르 월드컵 마지막 경기가 될 지 모를 포르투갈전에서 모든 실력을 쏟아내길 기원했다.
최근 몸살을 앓은 이강인 선수의 외할머니 김영례씨(88)는 “우리 강인이가 그렇게 열심히 뛰는데 왜 경기에 그렇게 많이 안내보내는지 모르겠다”며 “지고 있는 상황에서도 박수를 치면서 팬들을 격려하는 모습이 대견했다. 포르투갈전에서도 꼭 한 골 넣어서 승리에 힘을 보탰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가나전에서 ‘멀티골’을 쏟아내며 월드컵 스타로 부상한 조규성의 대학 후배들은 포르투갈전에서도 조규성의 활약을 기대했다.
지난 58회 춘계대학축구연맹전에서 MVP를 거머쥐며 ‘차세대 조규성’의 길을 걷고 있는 광주대학교 축구팀 주장 박지우 선수(23)는 “가나전 이후 선수들이 온통 조규성 선배 이야기 뿐이다. 모두의 롤모델이 조규성 선배로 바뀔 정도로 우상이 됐다”며 “포르투갈전도 밤이 새도록 응원할 생각이니 조규성 선배가 꼭 다시 한번 멀티골을 폭발시켜줬으면 좋겠다”고 기원했다.
이어 “과거 ‘노쇼 사건’으로 우리 국민들에 큰 상심을 안긴 호날두에게 ‘참교육’을 시켜줘 국민들의 응어리를 풀어줬으면 한다”며 “마지막 경기라고 생각하고 끝까지 최선을 다해줬으면 한다. 대한민국은 위기에 강한 팀이다. 반드시 극적으로 16강에 진출할 것이라 믿는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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