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 4연속 ‘트리플크라운’ 도전… 적지서 KB손보 상대 새역사 도전
지난 시즌과 확연히 다른 경기력
11일 한국전력전선 1세트에 달성
블로킹 좋아지면서 자신감 커져
프로배구 남자부 OK금융그룹의 ‘쿠바산 괴물’ 레오(32)가 V리그의 새로운 이정표에 도전한다. 바로 사상 첫 4경기 연속 트리플크라운(블로킹 서브 후위 각 3득점 이상) 기록이다. 이달 2일 삼성화재전, 6일 우리카드전, 11일 한국전력전에서 연이어 왕관을 쓴 레오는 16일 의정부 방문경기에서 안방팀 KB손해보험을 상대로 기록에 도전한다.
이전까지 3경기 연속 트리플크라운은 세 차례 나왔지만 4경기 연속은 없었다. 한국전력 밀로스(36·몬테네그로)가 2010∼2011시즌 처음으로 3경기 연속 트리플크라운에 성공했고 파다르(26·헝가리)가 2017∼2018시즌에는 우리카드에서, 2018∼2019시즌에는 현대캐피탈에서 각각 같은 기록을 남겼다.
레오는 이번 시즌 들어 트리플크라운 달성 속도를 높이면서 기대감을 끌어올리고 있다. 2012∼2013시즌부터 세 시즌 동안 삼성화재에 뛰었던 레오는 OK금융그룹 유니폼을 입고 돌아온 지난 시즌까지 트리플크라운을 총 6번 남겼다. 올 시즌에는 이번 3경기 연속 기록을 포함해 벌써 4번이다.
특히 직전 경기에서는 한국전력을 상대로 1세트가 끝나기도 전에 후위 7점, 서브 3점, 블로킹 3점을 올리면서 트리플크라운을 완성했다. 이전까지 V리그에서 트리플크라운이 총 303번 나오는 동안 1세트에 기록을 세운 건 대한항공 가스파리니(38·슬로베니아)뿐이었다. 가스파리니는 2017년 11월 24일 우리카드를 상대로 기록을 남겼다.
OK금융그룹에서 두 번째 시즌을 보내고 있는 레오는 지난 시즌보다 전방위적으로 업그레이드됐다는 평가를 받는다. 블로킹에서는 특히 석진욱 OK금융그룹 감독의 조언이 효과를 발휘했다. 레오는 지난 시즌까지 후위 공격과 서브에서는 3점 이상을 기록하고도 블로킹 개수가 모자라 트리플크라운에 실패한 경기가 가장 많았다(35번). 서브 득점이 부족한 건 20번이었고 후위 득점이 부족해 트리플크리운을 달성 못 한 적은 한 번도 없었다.
석 감독은 “레오는 블로킹 높이를 끌어올리려고 도움닫기를 해서 뛰는 러닝점프를 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런데 처음부터 높이에서는 큰 문제가 없었던 만큼 스텝을 줄이고 위치 선정에 신경을 쓰도록 주문했다. 기록이 좋아지면서 레오 스스로도 자신감을 갖게 됐다”고 설명했다.
포스트시즌 탈락 등 지난 시즌 부진도 레오에게 자극제가 됐다. 석 감독은 “삼성화재에서 리그 최고의 외국인 선수로 활약했던 레오가 지난 시즌 자존심에 적잖은 상처를 받았다. 이번 시즌은 구단에서 미리 제공한 체력 관리 프로그램에 맞춰 체중을 감량한 채로 입국하는 등 마음가짐부터 남다른 게 느껴졌다”고 말했다.
레오는 지난 시즌 102kg이었던 몸무게를 올 시즌 95kg으로 줄였다. 지난여름 결혼한 아내 이라이젤(32)과 딸이 한국에서 함께 생활하면서 경기 때마다 응원을 오는 것도 레오에게 안정감을 주고 있다. 연말에는 레오의 어머니도 입국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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