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구천재’ 여자부 한국도로공사의 배유나(33)가 첫 개인기록 타이틀에 도전한다.바로 블로킹 부문 1위다. 배유나는 20일 현재 세트당 0.814개로 IBK기업은행 김수지(0.764개), 도로공사 정대영(0.741개) 등을 제치고 이 부문 선두를 달리고 있다. 16번째 시즌을 맞은 배유나는 아직 개인기록에서 1위를 차지해본 적이 한 번도 없다.
수원한일전산여고(현 한봄고) 2학년 시절부터 성인 대표팀에 선발될 정도로 두각을 드러낸 배유나는 프로 데뷔 전부터 ‘배구천재’로 불렸다. 기대에 걸맞게 2007~2008시즌 신인 드래프트에서 전체 1순위의 영광을 안았고, 그해 현대건설 미들블로커 양효진(33) 등 쟁쟁한 동기들을 제치고 신인왕을 차지했다.
그 후로는 개인타이틀과는 좀처럼 인연을 맺지 못했다. 2015~2016시즌 올스타전 최우수선수(MVP)와 도로공사가 통합우승을 이뤘던 2017~2018시즌 베스트7(센터) 1회 수상이 전부다. ‘배구 배씨’로도 불리는 배유나의 이름값에 비하면 다소 아쉬운 기록이다.
반대로 생각하면 그만큼 오랜만에 기회가 찾아온 셈이다. 1라운드 때부터 세트당 0.708개로 좋은 출발을 했던 배유나는 2라운드 들어 0.920개로 페이스를 끌어올렸다. 2라운드 흥국생명전에서는 1-3으로 패하긴 했지만 개인 한 경기 최다 블로킹(8개) 기록을 하기도 했다. 상대적으로 높이가 낮은 세터 이윤정(25)과 나란히 서면서 부담이 적지 않았는 데도 고무적인 수치다. 배유나의 통산 평균 블로킹 성적은 세트당 0.492개다.
배유나는 리베로 임명옥(36)과의 호흡이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설명한다. 배유나는 “기술적인 변화를 줬다기보다는 약속된 플레이가 잘 나오는 것 같다. 명옥 언니가 뒤에서 길목을 지켜주고 있는 만큼 나는 그저 약속된 (블로킹) 자리만 놓치지 않으려고 집중한 결과가 좋은 기록으로 이어졌다”라고 말했다. 배유나가 버팀목 역할을 해주면서 이윤정의 세트당 블로킹 기록도 지난 시즌 0.047개에서 올 시즌 0.390개로 대도약했다.
물론 아직 시즌이 절반 이상 남아있는 등 레이스는 길다. 블로킹 부문 2위이자 배유나의 고교 선배인 김수지 역시 개인 첫 블로킹 타이틀에 도전한다. 과거 11시즌 연속 ‘블로킹 퀸‘ 타이틀을 차지했던 현대건설 양효진 또한 언제든 치고 나올 수 있다. 배유나 역시 어렵게 찾아온 기회를 놓지 않겠다는 각오다. 시즌 막판까지 언니들의 치열한 블로킹 경쟁이 팬들의 가슴을 뜨겁게 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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