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호인대회 연간 60개… 테니스 인기 실감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12월 22일 03시 00분


승점 쌓으면 랭킹 올라 대회 북적
수도권선 순식간에 신청 마감 일쑤
정구도 올해부터 랭킹제 첫 도입

올해 동호인 테니스 여자 신인 선수가 나서는 개나리부 랭킹 1위에 오른 김사랑 씨(가운데)가 지난달 경북 문경시에서 열린 대회 복식 경기에서 포핸드 공격을 하고 있다. 김사랑 씨 제공
올해 동호인 테니스 여자 신인 선수가 나서는 개나리부 랭킹 1위에 오른 김사랑 씨(가운데)가 지난달 경북 문경시에서 열린 대회 복식 경기에서 포핸드 공격을 하고 있다. 김사랑 씨 제공
경북 김천시, 전북 완주군, 강원 강릉시, 경북 문경시….

김사랑 씨(22·경기 여주시)는 “올해처럼 전국 여행을 많이 다닌 적이 없다”고 말한다. 올해부터 동호인 테니스 대회에 나서기 시작한 김 씨가 주말마다 바쁘게 움직인 이유는 딱 한 가지 ‘개나리부 랭킹 1위 등극’이다. 개나리부는 동호인 테니스 여자 복식 2개 부 가운데 신인급 레벨을 뜻한다. 현재 총 1131명이 개나리부 랭킹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협회에서 주최하는 동호인 대회만 1년에 약 60개로 매주 1, 2개꼴이다. 수도권은 대회 수는 적고 출전하려는 사람은 많아 대회 공고가 뜨면 곧장 접수가 마감되기 일쑤다. 이 때문에 ‘전국 1위’를 목표로 삼은 테니스 동호인들은 대회가 열리는 코트를 찾아 지방 순례에 나서는 일이 드물지 않다.

김 씨는 개인 세 번째 참가 대회였던 ‘제5회 물맑은양평 전국 여성 테니스 대회’에서 우승하는 등 랭킹 포인트 581점을 쌓으면서 개나리부 랭킹 1위로 시즌을 마쳤다. 그렇다고 마냥 기뻐할 수는 없다. 개나리부 우승 경험자는 이듬해부터 ‘국화부’로 랭킹 경쟁 무대를 옮겨야 하기 때문이다. 김 씨는 “국화부는 고수들이 즐비해 수준이 다르다. 매 경기가 훨씬 힘들다”고 말했다.

단식이 더 주목받는 프로 테니스와 달리 동호인 대회는 복식 위주다. 이 때문에 동호인 대회 현장은 복식 파트너 섭외 현장이기도 하다. 김 씨는 “대회에 나가면 ‘이모들’이 코트를 쓱∼ 보시면서 ‘쟤는 뭐 잘해?’ 이렇게 물어보신다. 또 모르는 번호로 ‘같이 대회에 나가자’고 연락이 오기도 한다”고 전했다.

테니스 동호인 랭킹 제도가 성공을 거두면서 ‘사촌’이라고 할 수 있는 소프트테니스(정구)도 올해부터 동호인 랭킹 제도를 도입했다. 성별과 나이에 따라 총 13개 부에서 전국 최고수를 가리는 방식이다. 지난달 10, 11일에는 전북 순창군에서 ‘동호인 챔피언십’ 대회도 진행했다.

정인선 대한소프트테니스협회장은 “우리 종목 동호인들도 자긍심을 느낄 수 있도록 대회를 준비했다”면서 “이계수(84)-김판수(81) 조가 최고령부에서 우승하는 걸 지켜보면서 정구가 100세 시대 생활 체육으로 뿌리내릴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해야겠다고 다짐했다”고 말했다.

#테니스#동호인대회#랭킹제 첫 도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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