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590억 사상 최대 FA계약 주역
지터 이후 역대 16번째 주장 완장
역대 15명중 6명, 명예의 전당 올라
주인공은 에런 저지(30·사진)였다. 그런데 윌리 랜돌프(68)가 먼저 22일 미국 뉴욕 양키스타디움에 마련된 기자회견장에 나타나면서 장내가 술렁이기 시작했다. 이어 ‘뉴욕의 연인’ 데릭 지터(48)까지 모습을 드러내면서 소문이 사실이 됐다. 저지가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뉴욕 양키스 119년 역사상 16번째로 ‘주장’ 타이틀을 얻게 된 것이다.
올 시즌 아메리칸리그(AL) 최다 홈런 기록(62개)을 새로 쓴 저지는 이날 안방구장을 찾아 MLB 자유계약선수(FA) 역사상 최대 규모인 3억6000만 달러(약 4590억 원)에 정식 계약을 마쳤다.
이어 열린 기자회견에서 할 스타인브레너 양키스 구단주(53)는 “저지가 없는 양키스를 상상할 수 없었다”면서 “저지가 2014년 지터의 은퇴 이후 공석으로 남아 있던 팀 주장 자리를 맡게 됐다”고 공식 발표했다. 양키스는 이를 기념하는 차원에서 12대(1986∼1988년) 주장이었던 랜돌프와 15대(2003∼2014년) 주장이었던 지터를 기자회견장에 초대해 명예를 더했다.
저지는 “주장 제안을 듣고 루 게릭(1903∼1941), 돈 매팅리(61), 랜돌프, 지터 같은 양키스의 역대 주장들 이름을 다시 살펴봤다”면서 “그들은 단지 멋진 선수일 뿐 아니라 양키스는 물론 MLB를 대표하는 명예 대사 같은 존재였다. 그들과 나란히 이름을 올리는 건 믿을 수 없는 영광”이라고 답했다. 역대 양키스 주장 15명 가운데 초대 주장인 클라크 그리피스(1869∼1955)를 포함해 총 6명이 미국 야구 명예의 전당 회원이다.
해마다 주장을 뽑는 한국 프로야구 팀과 달리 MLB에서는 주장을 선임하는 일이 드물다. 올 시즌에는 주장을 선임한 팀이 단 한 팀도 없었고 내년에 주장을 맡게 되는 선수도 현재까지는 저지 한 명뿐이다. 주장 선임은 의미가 있는 일이다. 양키스는 게릭이 근위축성측색경화증(루게릭병)으로 은퇴한 1939년 이후 서먼 먼슨(1947∼1979)이 1976년 주장을 맡기 전까지 37년 동안 주장 자리를 비워놓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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