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혜진은 2019년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대상, 상금왕, 최저 타수상 등 6관왕에 올랐다. 2018년부터 2020년까지 3년 연속 대상을 차지했다. 국내 무대를 제패한 최혜진은 지난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에 데뷔했다. 상금 순위 6위(207만5696달러·약 26억1500만 원)에 오르며 투어 우승이 없는 선수 중에서는 가장 많은 상금을 벌었다. 신인왕 포인트에서도 2위를 해 남은 건 투어 첫 승뿐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5일 경기 수원시에 있는 골프 전문 트레이닝센터 ‘팀 글로리어스’에서 만난 최혜진은 자신의 LPGA투어 데뷔 시즌을 점수로 매겨 달라는 요청에 “90점을 주고 싶다”고 말했다. 최혜진은 “우승하지 못한 건 아쉽다”면서도 “투어에 적응하는 게 1차 목표였는데 대회 출전도 많이 했고 컷 탈락도 없었다. 시즌 막판에 체력적으로 힘든 느낌이 있었는데 그래도 마지막까지 완주한 게 새 시즌을 위해 좋은 경험이 됐다”고 했다.
최혜진은 지난 시즌 LPGA투어 전체 32개 대회 가운데 27개 대회에 출전했다. 준우승 한 번, 3위 세 번 등 톱10에 10차례 이름을 올렸다 시즌 내내 컷 탈락 없이 기권만 한 차례 했을 만큼 꾸준한 경기력을 보여줬다. 최혜진은 “(한국 투어에서 같이 뛰던) 언니들이 신경을 많이 써줘 외로울 틈이 없었다”고 말했다. 미국에 집이 따로 없어 숙소를 옮겨가며 대회를 치른 최혜진은 이정은6(27) 등 선배들의 집에서 지내기도 했다.
세계 최고 레벨의 여자 골프 무대인 LPGA투어에서 배운 것도 많다. 최혜진은 “선수들의 리커버리(실수나 위기 상황에서 만회하는 것) 능력만큼은 정말 좋았다. 국내에서는 샷이 흔들리다 보면 기대했던 스코어를 내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LPGA투어 선수들은 샷이 마음먹은 대로 되지 않을 때도 어떻게든 극복해 내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고 말했다.
보완해야 할 점은 퍼팅이다. 최혜진은 “그린의 잔디 종류가 다양해서 공이 굴러가는 느낌이나 터치 감각을 익히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고 했다. 최혜진은 지난해 평균 퍼팅 수 30.32타로 투어 전체 80위를 했다. 최혜진의 그린 적중률은 76.54%로 투어 전체 3위다.
최혜진은 23일 태국으로 전지훈련을 떠난다. 다음 달 23일부터 태국 촌부리에서 열리는 ‘혼다 LPGA 타일랜드’ 대회에 출전해 경기 감각을 끌어올릴 예정이다. 최혜진은 “까다로운 코스를 마주하거나 어려운 상대와 함께 플레이할 때 불안한 마음에 돌아가는 플레이를 한 적이 많았던 것 같다. 올해는 내 선택에 좀 더 자신감을 갖고 내가 원하는 플레이를 곧장 하려고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시차에도 불구하고 새벽에도 응원해준 한국 팬들에게 너무 감사하다. 12년에 한 번 토끼의 해가 돌아오는 것처럼 올해는 좋은 기운이 이어지리라 믿고 꼭 투어 첫 승으로 대회 최종 라운드가 끝나는 월요일 아침(한국 시간)에 기쁜 소식을 전하겠다”며 웃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