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공백 잊게 하는 황연주
지난달 2연속 20득점 이상 등
양효진과 쌍포로 공격 이끌어
현대건설 선두 질주 일등공신
프로배구 V리그 출범 원년인 2005년 신인왕에 오른 황연주는 19시즌째 코트를 지키고 있다. KOVO 제공
황연주(37·현대건설)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
올 시즌 프로배구 여자부 선두 현대건설의 독주를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선수가 베테랑 황연주다. 지난 시즌 팀이 치른 117세트 가운데 56세트(47.9%)에 출전했던 오퍼짓 스파이커(라이트) 황연주는 같은 포지션의 외국인 공격수 야스민(27·미국)이 지난해 12월 중순 허리 통증으로 전력에서 이탈하면서 생긴 공백을 채우고 있다.
황연주는 주 공격옵션인 미들블로커 양효진(34)과 더불어 팀 공격의 활로를 뚫고 있다. 11일 현재 득점 25위(151점)에 이름을 올리고 있지만 선발로 본격 투입되기 시작한 3라운드 이후 기록만 따지면 순위가 8위(115점)까지 오른다. 같은 기간 공격 성공률(35.66%)도 9위다. 황연주는 지난해 12월 25일 KGC인삼공사전(23점)과 나흘 뒤 열린 흥국생명전(20점)에서 2경기 연속 20점 이상을 기록하기도 했다. 황연주는 2018년 10월 31일 한국도로공사를 상대로 27점을 올린 뒤 4년 1개월 25일 동안 20득점 이상을 기록하지 못한 상태였다. 이제 다른 팀 외국인 선수처럼 파워와 높이로 상대를 압도하지는 못하지만, 코스 공략 등 노련함으로 승부하고 있다.
황연주는 V리그의 살아 있는 역사다. V리그 출범 원년인 2005년 데뷔해 그해 신인왕에 올랐고, 2010∼2011시즌에는 올스타전, 정규리그, 챔피언결정전 최우수선수(MVP)를 싹쓸이했다. 남녀부를 통틀어 통산 5000득점(5688점), 400서브에이스(458개) 고지도 가장 먼저 밟았다.
황연주가 진정한 ‘기록의 여왕’인 이유는 더 이상 기록에만 연연하지 않기 때문이다. 황연주는 “기록은 언젠가 깨지기 마련이다. 큰 의미를 두지 않으려 한다”며 “후배들이 볼 때 ‘저 언니처럼 선수생활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 수 있도록 귀감이 되는 선수가 되고 싶다. 그러기 위해선 무엇보다 배구를 잘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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