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캐피탈 신인으로 코트 종횡무진
삼성화재 김준우와 신인왕 라이벌에
최태웅 감독 “창의력 살려주려 최선”
이현승 “아직 보여드릴 게 많이 있어”
“더 까불어라.”
프로배구 남자부 현대캐피탈의 신인 세터 이현승(22)에게 한양대 선배이자 명세터 출신인 최태웅 감독(47)이 가장 자주하는 조언이 무엇인지 묻자 이 같은 답이 돌아왔다. 최 감독은 “창의력은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나온다. 그런 의미에서 현승이가 코트 위에서 더 까불며 자신의 능력을 발산할 수만 있다면 무엇이든 도와줄 생각이 있다”고 말했다.
이현승은 최 감독이 무한 제공 중인 ‘당근’을 먹으면서 무럭무럭 자라고 있다. 한양대를 3년만 다닌 뒤 드래프트 참가 신청서를 낸 이현승은 전체 2순위로 현대캐피탈 유니폼을 입었다. 데뷔 첫 3경기는 ‘웜업존’에서 시작했지만 지난해 12월 14일 우리카드전 이후로는 8경기 연속 주전이다. 그러면서 삼성화재 미들블로커 김준우(23)와 함께 가장 강력한 남자부 신인왕 후보로 떠올랐다.
13일 팀이 숙소 겸 연습장으로 쓰는 충남 천안시 ‘캐슬오브스카이워커스’에서 만난 이현승은 “상대 블로커와의 수 싸움에도 능하고 대범한 플레이를 한다”고 본인 장점을 설명한 뒤 “앞으로도 형들의 (공격) 타이밍을 맞추는 데만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18일 현재 이현승의 세트(토스)는 공격효율 0.412로 연결되고 있다. 남자부 7개 팀 주전 세터 가운데 대한항공 한선수(0.419) 다음으로 높은 기록이다.
이현승은 한양대에서 날개 공격수로 뛰는 쌍둥이 동생 이현진을 따라 이리부송초 3학년 때 배구를 시작했다. 이현승은 “배구를 더 잘하는 동생이 세터에서 공격수로 포지션을 바꾸면서 남은 역할을 맡게 됐다”고 했지만 그 이유만으로 세터가 됐다고 하기에는 잘해도 너무 잘했다. 남성중·고 시절에는 팀을 10차례 전국대회 우승으로 이끌었고 고3이던 2019년에는 19세 이하 세계선수권대회 대표팀에 뽑히기도 했다. 한양대에서도 1학년 때부터 주전 자리를 꿰찼다.
인하대 감독이기도 한 최천식 SBS스포츠 해설위원은 “(이현승이) 속공 등 미들블로커를 활용한 플레이에 확실히 장점이 있다. 우승 경험이 많다는 것도 확실히 세터에게 자신감을 심어주는 요소”라고 평가했다.
안정된 팀 리시브 능력도 이현승의 프로 무대 연착륙에 도움이 된다. 현대캐피탈의 팀 리시브 효율은 42.6%로 리그 1위다. 리시브가 안정적일수록 세터도 안정적으로 볼을 배분할 수 있다. 이현승은 “룸메이트 박상하 형(37)이나 문성민 형(37) 등 띠동갑 넘게 차이 나는 선배들과도 불편함 없이 지내다 보니 코트에서도 ‘까부는 플레이’를 할 수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현승은 “사실 신인왕 수상을 비롯해 형들과 함께 우승하기 등 하고 싶은 게 너무 많다. 프로 선수로서 할 수 있는 것들을 모두 이루며 승승장구하고 싶다. 아직 보여주지 못한 게 너무 많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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