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이 된 이정후(키움 히어로즈)와 고우석(이상 25·LG 트윈스)이 나란히 메이저리그(MLB) 진출의 꿈을 이룰 수 있을까.
이정후와 고우석에게 다가오는 2023시즌은 야구 인생에 터닝포인트가 될 중요한 시즌이다. 야구 선수가 된 뒤부터 늘 꿈꿔 온 MLB 진출을 현실로 만들기 위한 발판이 될 수 있는 시간인데, 그러기 위해서는 모두가 인정할 만한 좋은 성적을 내야 한다.
이정후는 명실상부 지난 시즌 KBO리그 최고의 타자였다. 역사상 2번째 타격 5관왕(타율, 안타, 타점, 출루율, 장타율)을 차지하면서 정규시즌 최우수선수(MVP)와 골든글러브까지 휩쓸었다. 그야말로 이정후 천하였다.
해가 갈수록 진화를 거듭한 그는 마침내 마음 속에 간직하고 있던 MLB 진출 의지를 표명했다. 소속팀 키움에 올 시즌 종료 후 포스팅 시스템을 통해 MLB에 도전하겠다는 의사를 전달한 이정후는 키움이 이를 허가하면서 태평양을 건널 수 있는 길이 열렸다.
국내외 모두 이정후가 2023시즌 종료 후 빅리거가 되는 데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그래도 이정후는 안주하지 않는다.
일찌감치 미국으로 건너가 메이저리거 선배 김하성(샌디에이고 파드리스)과 훈련을 시작한 이정후는 현지 에이전시 미팅에 참석해 분위기를 익히며 본격적인 해외 진출 준비에 돌입했다. 특히 3월부터 열리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은 이정후가 MLB 구단 관계자들에게 자신의 기량을 뽐내는 쇼케이스가 될 전망이다.
키움에서는 새 시즌 주장을 맡아 책임감을 더했다. 해외 진출 전 마지막 시즌을 반드시 우승으로 장식하겠다는 굳은 의지와 함께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최근 이정후의 친동생과 결혼해 ‘바람의 가문’ 일원이 된 고우석도 그 어느 때보다 새 시즌을 기다리고 있다.
그는 최근 소속팀 LG의 다년 계약 제안을 고사해 화제를 모았다. KBO리그 대표 마무리 투수라는 위상과 팀 내 입지를 고려했을 때 충분히 최고 대우를 받을 수 있었지만, 고우석은 꿈을 위해 당장의 큰 이익을 포기하는 결단을 내렸다.
고우석도 이정후와 마찬가지로 2023시즌을 마친 뒤 포스팅 자격을 얻는다. 다만 사정이 조금 다르다. 이정후는 국가대표 합류로 추가될 등록일수를 더하면 2023시즌 뒤 당장 프리에이전트(FA)가 될 수 있지만 고우석은 등록일수 부족으로 무조건 포스팅을 통해서만 해외 진출을 타진할 수 있다. LG의 허락이 꼭 필요하다는 의미다.
LG로선 20대 중반의 젊은 마무리 투수의 이탈은 뼈 아플 수밖에 없다. 그래도 대승적 차원에서 고우석의 해외 진출을 허락할 가능성은 충분하다. 국내 최고의 마무리 투수로 군림한 뒤 일본과 미국을 거쳐 다시 한국에 돌아와 정상급 기량을 뽐내고 있는 오승환(삼성 라이온즈)의 사례도 있다. 고우석이라고 오승환처럼 되지 말란 법은 없다.
고우석 역시 WBC 대표팀에 이름을 올렸다. 국제 무대에서 인상적인 활약을 펼친 뒤 리그에서도 기세를 잇는다면 해외 진출이 가속화 될 수 있다.
처남과 매제가 빅리그에서 함께 뛰는 진귀한 모습을 볼 수 있을까. 다가올 2023시즌에 야구팬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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