캔자스시티, 10점 뒤진채 전반 마쳐
후반 맹추격 역전… 곧장 다시 동점
반칙 유도로 공격권 유지 끝내 역전
머홈스, 정규시즌-슈퍼볼 MVP 등 한시즌 최초 4가지 기록 ‘새 전설’
패트릭 머홈스(28·캔자스시티)가 미국프로미식축구리그(NFL) 역사상 처음으로 한 시즌에 터치다운 패스 1위, 패스 거리 1위, 정규시즌 최우수선수(MVP), 슈퍼볼 MVP를 모두 차지한 선수가 됐다. 이전까지는 여러 시즌에 걸쳐 이 네 기록을 모두 남긴 것도 톰 브레이디(46), 페이턴 매닝(47), 커트 워너(52) 등 세 명밖에 없었다.
캔자스시티는 13일 미국 애리조나주 글렌데일 스테이트팜 스타디움에서 열린 제57회 슈퍼볼에서 필라델피아에 38-35 역전승을 거두고 2022∼2023시즌 NFL 챔피언에 등극했다. 1970년(제4회)과 2020년(제54회)에 이어 구단 통산 세 번째 슈퍼볼 우승이다.
머홈스는 이날 터치다운 패스 3개를 성공시키면서 제54회 대회에 이어 개인 두 번째로 슈퍼볼 MVP가 됐다. 이번 정규 시즌에도 터치다운 패스 1위(41개), 패스 거리 1위(5250야드)를 기록하면서 MVP로 뽑혔던 머홈스는 1999∼2000시즌 워너(당시 세인트루이스) 이후 23년 만에 같은 시즌에 정규 시즌과 슈퍼볼 MVP를 모두 차지한 선수가 됐다.
머홈스는 2018∼2019시즌에도 정규 시즌 MVP를 받았다. 이전까지 정규 시즌과 슈퍼볼 MVP를 모두 두 번 이상 받은 건 조 몬태나(67)와 브레이디뿐이었다. 머홈스는 역대 최단 기간인 데뷔 6년 만에 이 기록을 남겼다.
사실 이날 승부를 가른 건 머홈스의 터치다운 패스가 아니라 ‘패스 실패’였다. 양 팀이 35-35로 맞서던 경기 종료 1분 54초 전 머홈스는 엔드 존 왼쪽을 향해 뛰어가던 주주 스미스슈스터(27)에게 공을 던졌다. 방향도 높이도 맞지 않는 패스였다. 머홈스가 이런 패스를 날린 건 상대 수비수 제임스 브래드베리(30)가 손으로 스미스슈스터를 붙잡는 걸 확인했기 때문이다. NFL 규칙은 이런 상황에서도 공격수가 ‘패스 타깃’이 됐을 때만 ‘디펜시브 홀딩’ 반칙을 선언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머홈스는 그래서 일단 패스부터 던지는 ‘센스’를 발휘한 것이다.
머홈스가 반칙 유도에 성공하면서 캔자스시티는 공격권을 계속 유지할 수 있게 됐고 결국 경기 종료 8초를 남겨 놓고 필드골(3점)을 성공시키면서 역전승을 완성했다. 캔자스시티는 이날 14-24로 10점을 뒤진 채 전반을 마쳤다. 후반전 들어 추격을 시작한 캔자스시티는 경기 종료 9분 22초를 남겨 놓고 머홈스가 터치다운 패스를 성공시키면서 35-27로 경기를 뒤집었다. 그러나 이로부터 4분이 지나기 전에 다시 동점을 허용한 상태였다. 슈퍼볼 역사상 전반에 두 자릿수 점수 차로 뒤지던 팀이 경기를 뒤집은 건 2017년(제51회) 뉴잉글랜드(3-21→34-28)에 이어 캔자스시티가 두 번째다.
필라델피아의 공격을 이끈 제일런 허츠(25)는 이날 슈퍼볼 역사상 처음으로 러싱 터치다운 3개를 성공시킨 쿼터백으로 이름을 올렸고, 패스 거리에서도 304야드로 머홈스(182야드)에게 앞섰지만 머홈스의 센스 앞에 무릎을 꿇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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