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르딕 전사처럼 정신력으로 무장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2월 1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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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강원 동계청소년올림픽]바이애슬론

이탈리아, 호주 선수들과 합동 훈련을 진행한 한국 바이애슬론 청소년 대표팀. 대한바이애슬론연맹 제공
이탈리아, 호주 선수들과 합동 훈련을 진행한 한국 바이애슬론 청소년 대표팀. 대한바이애슬론연맹 제공
총을 둘러멘 채 스키를 신고 설원을 달리는 바이애슬론을 보면 ‘스키 부대’라는 네 글자가 떠오른다. 실제로 1948년 생모리츠 겨울올림픽 때까지는 현역 군인만 바이애슬론 종목에 참가할 수 있었다. 당시에는 종목 이름도 ‘밀리터리 패트롤’이었다.

‘스키 부대’ 전통이 없는 한국에서는 이 종목이 인기를 끌기가 쉽지 않다. 한국은 설원을 달리는 ‘노르딕 스키’보다 눈 덮인 산에서 미끄러져 내려오는 ‘알파인 스키’가 더 인기 있는 나라이기도 하다. 또 한국에서는 개인이 총기를 소지할 수 없기 때문에 연습 또는 대회 중이 아닐 때는 총기를 경찰서에 보관해야 하는 어려움도 따른다.

이 때문에 한국은 대회 개최국으로 자동 출전 쿼터를 받은 2018년 평창 겨울올림픽 때도 러시아 출신인 티모페이 랍신(35)과 예카테리나 에바쿠모바(33)를 귀화시켜 출전 선수 명단을 채워야 했다. 랍신은 남자 10km 스프린트에서, 에바쿠모바는 여자 15km에서 각각 16위에 이름을 올렸다. 역대 한국 바이애슬론 역사상 올림픽 최고 성적이다.

이들을 보면서 꿈을 키운 조나단(17·일동고)이 2024 강원 동계청소년올림픽에서 한국 대표팀 ‘에이스’를 맡는다. 각종 국내 대회를 휩쓸었던 조나단은 지난해 10월 처음 출전한 국제대회였던 이탈리아 지역컵에서 참가 선수 80명 중 30위를 차지하면서 가능성을 보였다. 조나단의 동생 조다윗(16·일동중) 역시 바이애슬론 꿈나무로 손꼽힌다.

대한바이애슬론연맹은 해외 지도자를 영입한 데 이어 기존 규정까지 손질해 가면서 청소년올림픽을 준비 중이다. 대한바이애슬론 연맹 관계자는 “원래 총기 규제 때문에 한국 학생 선수들은 화약총 대신 공기총으로 연습하고 대회를 치렀다. 그러다 이번 청소년올림픽을 앞두고 화약총으로 바꿔 국제대회 적응력을 키워주고 있다”고 말했다.

문제는 역시 돈이다. 바이애슬론 경기에 쓰는 화약총 한 자루는 800만 원이 넘는다. 바이애슬론연맹 관계자는 “또 우리나라는 눈이 많이 내리지 않기 때문에 해외 전지훈련이 필수다. 이 체류비를 충당하려면 외부 지원이 절실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2024#강원 동계청소년올림픽#동계 스포츠#바이애슬론#스키 부대#조나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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