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라리가 바르셀로나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가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16강으로 향하는 첫 대결에서 무승부를 거뒀다. 승부는 가려지지 않았지만 ‘작은 별’의 무대에서 ‘큰 별’의 무대만큼 화끈한 공격축구를 선보이며 팬들을 열광시켰다.
바르셀로나와 맨유는 17일 스페인 바르셀로나 캄프누에서 열린 유로파리그 플레이오프(PO) 1차전에서 2-2 무승부를 기록했다. 바르셀로나는 UEFA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에서 3위를 기록했고, 맨유는 유로파리그 조별리그에서 2위에 자리했다. 유로파리그 8개 조 1위 팀은 16강에 직행하지만 2위 팀은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3위 팀과 PO를 치른다.
유럽 5대 리그의 빅 클럽의 맞대결로 기대를 모은 이날 경기는 경기 초반부터 팽팽하게 맞붙었다. 바르셀로나가 점유율(58%)과 유효슈팅(8개)에서는 맨유에 다소 앞서긴 했지만, 양 팀은 슈팅 개수에서 각각 18개(바르셀로나), 17개(맨유)를 기록할 정도로 서로 주고받는 경기를 펼쳤다.
팽팽했던 경기의 무게추를 먼저 기울인 것은 바르셀로나였다. 전반전에 골이 터지지 않았는데, 후반 5분 하피냐(27·브라질)의 코너킥을 마르코스 알론소(33·스페인)가 머리로 골을 만들어냈다. 바르셀로나의 안방을 가득 메운 8만 여명의 팬들은 일제히 환호했지만 알론소는 눈을 감은 채 한 손을 들어올려 눈길을 끌기도 했다. 알론소는 “아버지가 최근 돌아가셔서 골을 넣은 뒤 아버지를 떠올린 것”이라고 했다.
의미가 깊었던 선제골이었지만 바르셀로나의 리드는 오래가지 못했다. 3분 뒤인 후반 8분, 프레드(30)의 패스를 받은 마커스 래시퍼드(26)가 빠르게 우측을 돌파한 뒤 공을 낮게 깔아 차며 골망을 흔들었다. 동점골을 넣은 래시퍼드는 후반 14분에 또 한 번 골 기회를 만들어내기도 했다. 래시퍼드가 코너킥 상황에서 올린 공이 문전 혼전 상황 끝에 바르셀로나의 수비수 쥘 쿤데(25)의 몸을 맞고 골대로 향했다.
맨유의 래시퍼드가 2골에 모두 기여를 했다면 바르셀로나에서는 선제골을 도운 하피냐가 있었다. 하피냐는 1-2로 뒤지고 있던 후반 31분, 오른쪽 돌파에 이어 크로스를 올렸는데 공이 그대로 골문으로 빨려들어갔다.
사비 에르난데스 바르셀로나 감독은 “맨유가 돌아오고 있는 것 같다”며 “최고 버전을 보여줬다”고 했다. 에릭 텐하흐 맨유 감독은 “단단한 경기력을 보여준 래시퍼드에게 고맙다”며 “우리가 선제골을 넣었다면 결과는 달라졌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승부를 가리지 못한 두 팀은 24일 맨유의 안방 올드트래퍼드에서 열리는 PO 2차전에서 다시 한 번 16강 티켓을 놓고 맞붙는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