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프트(아웃사이드 히터)는 모든 것을 할 수 있어야 한다. 리시브, 수비, 스파이크, 서브, 블로킹 등 모든 배구 테크닉을 할 수 있어야 진짜 레프트 선수라고 사람들이 말한다.”
김연경(35·흥국생명)은 중국 상하이(上海)를 연고지로 삼고 있는 광밍유베이(光明優倍)에서 뛰던 2018년 이렇게 말했습니다. 그리고 김연경이 ‘배구 여제’로 평가받는 이유는 역시 저 말을 몸소 증명하기 때문입니다.
일단 김연경은 6일 현재 프로배구 2022~2023 V리그에서 공격 효율(0.382) 1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습니다. 이 부문 2위인 모마(30·GS칼텍스·0.299)와 비교해도 0.083 앞선 숫자입니다.
김연경은 서브 리시브 효율(0.471)에서도 9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습니다. 같은 팀 리베로 김해란(39)이 0.467(10위)로 김연경보다 서브 리시브 효율이 낮습니다. 김연경은 리베로급으로 상대 서브를 받으면서 공격 효율 1위에도 이름을 올리고 있는 겁니다.
공격 효율 2위인 모마는 상대 서브를 딱 1개밖에 받지 않았습니다. 모마 같은 오퍼짓 스파이커가 리시브에 참여하지 않는 건 이상한 일이 아닙니다. IBK기업은행 산타나(28)는 리시브 효율(0.476)은 김연경과 엇비슷하지만 공격 효율(0.244)에서는 게임이 되지 않습니다.
김연경의 진가는 본인이 상대 서브를 받은 뒤 바로 공격할 때 드러납니다. 그러니까 상대 서브 → 김연경 리시브 → 세터 → 김연경 공격 순서로 공이 이어졌을 때 김연경은 공격 효율 0.459를 기록했습니다. 물론 리그 1위 기록입니다.
상대 아웃사이드 히터가 공격에 강점이 있을 때는 그 선수를 향해 서브를 넣는 게 배구 기본 전술입니다. 실제로 효과도 있습니다. 남자부를 예로 들면 현대캐피탈 오레올(37)은 평소에는 공격 효율 1위(0.413)지만 리시브 이후에는 9위(0.372)로 기록이 내려갑니다.
김연경은 위에서 보신 것처럼 공격 효율이 오히려 0.077 올라갑니다. 그러니까 김연경의 공격 효율을 떨어뜨려 보겠다고 김연경에게 서브를 넣는 건 별로 효과적인 전략이 아닌 셈입니다. 서브도 잘 받는 데다 더욱 효율 높은 스파이크까지 날아오니까요.
아, 김연경은 자기 서브 때 상대 서브 리시브 효율을 뜻하는 서브 효율(0.359)에서도 리그 6위입니다. 블로킹 34개 역시 흥국생명 팀 내 3위에 해당하는 숫자입니다. 역시 김연경이 괜히 ‘진짜 아웃사이드 히터’라고 평가 받는 게 아닙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