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팀 체코 9회 대역전 첫승
중국전 승리투수는 ‘부동산 업자’
“유럽도 세계 야구의 중요한 일부”
中대표 출전 주권, 역전포 아픔
‘영업 사원’ 마르틴 체르벤카(31)가 9회초 1사 주자 없는 상황에 타석에 들어서 볼넷을 골라냈다. 이어 ‘배관공’ 마테이 멘시크(31)가 좌익선상 2루타를 날려 1사 2, 3루가 됐다. 그러자 ‘유소년 야구 팀 코치’ 마르틴 무지크(27)가 상대 초구를 받아쳐 왼쪽 담장을 넘겼다. 중국에 4-5로 끌려가던 체코가 7-5로 경기를 뒤집는 홈런이었다. 체코는 이후 ‘회계사’ 필리프 스몰라(26)의 적시타로 1점을 추가하면서 결국 8-5 승리를 거뒀다. 그러면서 ‘부동산 업자’ 마레크 미나르지크(30)가 승리투수로 이름을 올렸다.
‘직장인 군단’ 체코가 중국을 물리치고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데뷔전을 승리로 장식했다. 체코가 WBC 본선 무대를 밟은 건 제5회 대회인 이번이 처음이고, 10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조별리그 B조 중국전이 체코의 이번 대회 첫 경기였다. 신경과 의사인 파벨 하딤 감독(52)은 대회 개막을 앞두고 “유럽도 세계 야구의 중요한 일부임을 보여주겠다”며 도전장을 던졌고 첫 경기부터 이 말을 현실로 만들었다. 하딤 감독은 체코 아마추어 리그인 ‘엑스트랄리가’에서 10년 연속 우승을 이끈 지도자다. 현역 프로야구 선수가 한 명도 없는 체코는 11일 일본, 12일 한국, 13일 호주와 각각 경기를 치른다.
체코의 역사적인 WBC 첫 승은 한국과도 인연이 있다. 일단 9회초에 역전 결승 홈런을 맞은 투수가 한국 프로야구 KT에서 뛰는 주권(28)이었다. 주권은 현재 한국 국적이지만 아버지가 중국인이라 이번 대회에는 중국 대표로 출전했다. 또 최민규 한국야구학회 이사에 따르면 이 학회 회원 한 명이 지난해 말부터 자원봉사자 자격으로 체코 대표팀을 돕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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