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등권팀 맡아 17경기 무패행진… 佛 초보감독의 반란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3월 1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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랭스팀 스틸 감독 15→8위 이끌어
리그1 감독 자격 없는 31세 초보
구단, 벌금까지 내며 지휘봉 맡겨

윌리엄 스틸 스타드 드 랭스 감독은 지난해 10월 감독대행으로 팀 지휘봉을 잡은 이후 프랑스 리그1에서 17경기 무패(9승 8무)
 행진을 이끌고 있다. 전임자가 기록한 두 차례 무승부를 포함하면 19경기 연속 무패로 이번 시즌 유럽 5대 리그 최다 기록이다.
 사진 출처 스타드 드 랭스 페이스북
윌리엄 스틸 스타드 드 랭스 감독은 지난해 10월 감독대행으로 팀 지휘봉을 잡은 이후 프랑스 리그1에서 17경기 무패(9승 8무) 행진을 이끌고 있다. 전임자가 기록한 두 차례 무승부를 포함하면 19경기 연속 무패로 이번 시즌 유럽 5대 리그 최다 기록이다. 사진 출처 스타드 드 랭스 페이스북
31세 초보 감독이 프랑스 프로축구 리그1(1부 리그)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리그1의 스타드 드 랭스 지휘봉을 잡고 있는 윌리엄 스틸 감독은 지난해 10월까지만 해도 팀의 수석코치였다. 전임자인 오스카르 가르시아 감독(50)이 성적 부진으로 물러나면서 감독대행을 맡았다. 구단은 스틸 감독에게 “강등 걱정에서 벗어나게 해 달라”고 당부했다. 당시 랭스는 이번 시즌 10경기에서 승점 8에 그치며 전체 20개 팀 중 15위를 기록 중이었다. 17∼20위는 다음 시즌에 2부 리그로 강등된다. 다섯 달이 지난 지금의 랭스는 ‘불패의 팀’이 됐다. 최근 19경기 연속 무패(9승 10무)를 기록 중이다. 이번 시즌 유럽 축구 5대 리그에서 최다 경기 연속 무패 기록이다. 19경기 가운데 17경기를 스틸 감독이, 두 경기를 전임자가 지휘했다. 스틸 감독은 지휘봉을 잡고 5경기(3승 2무) 만에 ‘대행’ 꼬리표를 뗐다. 랭스의 승점은 43(10승 13무 4패)이 됐고 순위는 8위까지 올랐다.

벨기에 출신인 스틸 감독은 청소년 시절 축구 선수로 뛰었지만 프로 선수 경험은 없다. 벨기에 리그의 신트트라위던에서 영상분석관으로 일했고 2021년엔 베이르스홋 감독대행을 맡았었다. 당시 벨기에 언론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최연소 감독”이라고 전하며 그를 주목했다.

스틸 감독은 영상분석관 경험을 살려 선수들에게 상대 팀에 대한 많은 정보를 제공한다. 랭스는 이번 시즌 리그1 선두인 파리 생제르맹(PSG)과 두 차례 맞붙어 모두 비겼다. 스틸 감독은 “유니폼에 적힌 상대 선수 이름에 주눅 들지 말라”고 주문하며 리오넬 메시, 킬리안 음바페, 네이마르 같은 PSG 슈퍼스타들의 경기 중 습관을 선수들에게 자세하게 알려줬다.

구단은 팀을 위기에서 건져 올린 스틸 감독을 특급 대우하고 있다. 스틸 감독은 유럽축구연맹(UEFA) P급 지도자 자격증이 없다. 이 때문에 구단은 경기를 치를 때마다 2만2000파운드(약 3500만 원)의 벌금을 내고 있다. UEFA P급 지도자 자격증이 없으면 유럽 클럽의 감독 자리를 맡을 수 없다. 스틸 감독은 자격증을 따기 위해 벨기에에서 공부하던 중 랭스 코치를 맡게 되면서 자격증 취득을 미뤄 놓은 상태였다.

스틸 감독은 더 이상 팀의 강등을 걱정하지 않는다. 스틸 감독은 “나는 프로 선수 경험은 없지만 21세 때부터 프로 무대에서 경기 영상 분석을 했다. 나와 우리 팀이 앞으로 어디까지 올라갈 수 있을지 지켜봐 달라”고 했다.

#프랑스 프로축구#31세 초보 감독#랭스팀 스틸#돌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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