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붙은 美타선, 14득점 맹폭
日-멕시코 승자와 내일 결승전
한국서 역수출 켈리 선발 유력
터너, 김하성 제치고 홈런 선두
단기전에서는 흔히 말하는 ‘미친 선수’가 나오면 경기를 쉽게 풀어갈 수 있다.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미국 대표팀의 트레이 터너(30·필라델피아)가 바로 그런 선수다.
WBC ‘디펜딩 챔피언’ 미국은 20일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에서 열린 쿠바와의 준결승에서 막강 타선을 앞세워 14-2의 대승을 거두고 결승전에 올랐다.
‘터너 타임’은 이날도 계속됐다. 전날 베네수엘라와의 8강전에서 5-7로 뒤진 8회초 드라마 같은 역전 만루 홈런을 날리며 미국의 4강행을 이끌었던 터너는 이날도 홈런 2개를 포함해 5타수 3안타 4타점의 불방망이를 휘둘렀다. 득점도 2개를 기록했다.
미국이 흔들린 건 1회초뿐이었다. 선발 투수 애덤 웨인라이트(42·세인트루이스)가 3연속 내야 안타를 허용한 데 이어 밀어내기 볼넷을 내주며 먼저 실점을 한 것. 하지만 웨인라이트는 산전수전 다 겪은 베테랑 투수답게 계속된 무사만루 위기에서 공격적인 투구로 후속 세 타자를 모두 범타 처리했다.
위기를 벗어난 미국은 1회말 무키 베츠(31·LA 다저스)의 좌익선상 2루타에 이어 폴 골드슈밋(36·세인트루이스)이 왼쪽 담장을 넘어가는 2점 홈런을 쏘아 올리며 단숨에 경기를 뒤집었다. 미국의 9번 타자로 출전한 터너는 2회말 공격 때 좌월 솔로 홈런으로 3-1로 달아나는 추가점을 올렸다. 한번 불붙은 미국 타선은 6회까지 한 회도 쉬지 않고 점수를 뽑으면서 13-2로 크게 앞섰다. 터너는 9-2로 앞선 6회 1사 1, 2루에서 쐐기 3점 홈런을 터뜨렸다.
이번 대회에서 홈런 4개를 터뜨린 터너는 김하성(샌디에이고·3개)을 제치고 홈런 1위가 됐다. 2006년 제1회 WBC 때 이승엽(현 두산 감독)이 기록한 역대 한 대회 최다 홈런(5개)에도 한 개 차이로 다가섰다.
2017년 제4회 대회 우승팀 미국은 21일 열리는 일본과 멕시코의 준결승전 승자와 챔피언 타이틀을 놓고 맞대결을 벌인다. 결승전은 22일 열린다. 일본의 4강전 선발 투수는 최고 시속 165km의 빠른 공을 던지는 오른손 투수 사사키 로키(22·지바 롯데)다. 멕시코는 왼손 투수 패트릭 산도발(27)을 선발로 예고했다. 산도발은 일본 대표팀의 ‘이도류’ 오타니 쇼헤이(29·LA 에인절스)의 팀 동료다.
일본이 결승에 오르면 일본프로야구에서 2년 연속 투수 5관왕을 차지한 야마모토 요시노부(25·오릭스)가 선발로 등판하게 된다. 오타니의 중간 계투 등판도 점쳐지고 있다. 미국 선발은 2015∼2018년 한국 프로야구 SK(현 SSG)에서 뛰다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로 역수출된 메릴 켈리(35·애리조나)가 유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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