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토트넘)이 한국 축구대표팀의 지휘봉을 새로 잡은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의 데뷔전을 앞두고 이렇게 각오를 밝혔다. 한국은 24일 오후 8시 울산 문수축구경기장에서 콜롬비아와 A매치(국가대항전)를 치른다. 지난달 27일 한국 축구대표팀 사령탑으로 선임된 클린스만 감독의 첫 경기다.
콜롬비아는 지난해 카타르 월드컵 본선에 진출하지 못했지만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7위로 한국(25위)보다 높다. 라다멜 팔카오(라요 바예카노), 하메스 로드리게스(올림피아코스) 등 베테랑 공격수들이 팀을 이끌고 있다. 팔카오는 A매치 103경기 36골로 콜롬비아 역대 최다 A매치 득점자다. 로드리게스는 2014년 브라질 월드컵에서 6골로 골든부트(득점왕)를 받았다. 지난해 7월 네스토르 로렌소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뒤 콜롬비아는 최근 4경기에서 3승 1무를 기록 중이다.
상대 전적에서는 한국이 4승 2무 1패로 앞서 있다. 가장 최근 맞대결인 2019년 3월 평가전에서는 손흥민과 이재성(마인츠)의 골로 한국이 2-1로 이겼다. 손흥민은 콜롬비아를 상대로 2경기에 나서 3골을 터뜨렸다. 황선홍 23세 이하 축구대표팀 감독과 함께 콜롬비아전 최다 득점 기록이다.
클린스만 감독의 데뷔전에서 주장을 맡은 손흥민의 역할이 기대된다. 손흥민은 파울루 벤투 감독이 부임한 2018년 9월부터 주장 완장을 찬 뒤 클린스만 감독 체제에서도 그 역할을 이어간다. 4년 7개월째로 역대 최장수 주장이다.
손흥민은 23일 기자회견에서 “주장으로서 선수들을 편하게 해주려고 노력하고 있다. 어린 선수들이 대표팀에 와서 어색하고 어려울 수 있는데 그럴 때마다 긴장감을 풀어줘야 한다. 선수들이 경기장에서 가장 잘하는 것을 뽑아내기 위한 환경을 만들어줘야 한다”고 말했다. A매치 108경기에서 35골을 기록 중인 손흥민은 한 골만 더 넣으면 박이천(36골)과 함께 역대 대표팀 득점 공동 3위로 올라선다.
‘공격 축구’를 선언했던 클린스만 감독은 20일 대표팀 소집 뒤 조규성(전북), 오현규(셀틱), 황의조(서울) 등 공격수들을 유심히 지켜봤다. 클린스만 감독은 “(한국 공격수들에 대한 인상은) 상당히 긍정적이다. 상당히 수준 높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선수들이 득점하고 싶구나, 아직 배가 고프구나’ 하고 느꼈다. 공격수들은 득점으로 평가받는다”고 했다.
데뷔전에 대해 클린스만 감독은 “어떤 전술을 구사한다기보다는 선수들의 장점을 최대한 활용하고 관찰하겠다”며 “월드컵 본선 진출 실패 이후 새 감독을 선임한 콜롬비아는 ‘배고픈 상태’로 한국에 왔다. 우리가 원하는 상대다. 대등한 경기를 펼치는 한편 우리도 소득을 얻는 경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로렌소 콜롬비아 감독은 “우린 팀을 리빌딩하는 단계다. 이번에는 자국 리그에서 뛰는 젊은 선수들을 많이 불렀다”며 “한국에는 손흥민뿐만 아니라 좋은 선수가 많다. 한국 미드필더의 강점은 공수 전환에 있다. 또 수비에는 나폴리에서 뛰는 김민재가 있다. 우리도 좋은 미드필더들이 있어 좋은 경쟁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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