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만에 프로농구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가 된 서울 SK 베테랑 김선형(35)이 벅찬 소감을 전했다.
김선형은 30일 서울 강남구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에서 열린 2022~2023 SKT 에이닷 프로농구 시상식에서 국내 최우수선수(MVP)상을 받았다.
김선형은 MVP 기자단 투표에서 총 109표 중 65표를 받아 변준형(인삼공사 43표)를 제쳤다.
또 베스트5에도 이름을 올리며 2관왕을 차지했다.
정규리그 MVP에 오른 건 프로 2년 차인 2012~2023시즌 이후 10년 만이다.
1997년 출범한 프로농구에서 해당 상을 2회 이상 받은 선수는 서장훈(2회)을 비롯해, 양동근 울산 현대모비스 코치(4회), 이상민 전 서울 삼성 감독(2회), 김주성 원주 DB 감독(2회) 등 4명뿐이다.
이중 서장훈과 양동근은 2005~2006시즌 공동 수상했다.
김선형은 단상에 올라 “10년 만이다. 정규리그 MVP가 10년 만이다. 다시는 전성기가 안 올 줄 알았다. 사람들이 전성기로 말하던 시기에 큰 부상을 당했다. 저도 놀랐다. 이 나이에 다시 전성기가 올 줄은 몰랐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지금이 제 영광의 시대인 것 같다. 저에게 연봉킹이라는 제일 큰 동기부여를 준 최태원 회장님께 감사하다. 또 구단 프런트에도 진심으로 감사하다. 전희철 감독님이 저에게 날개를 달아주셨기 때문에 올 시즌 날 수 있었다. SK 동료들이 아니었다면 이 자리에 올 수 없었다. 그리고 자밀 워니, 땡큐 마이 브로(형제)”라고 덧붙였다.
또 “이번 시즌은 가장 행복한 시즌으로 기억될 것 같다. 더 잘해야겠다는 책임감이 생긴다”며 “사랑하는 가족과 아내에게 감사하다”고 했다.
올 시즌 김선형의 시간은 거꾸로 흘렀다. 적지 않은 나이에도 팀의 해결사로 맹활약했다.
전 경기에 출전해 평균 30분32초를 뛰며 16.3점 2.7리바운드 6.8어시스트 등을 기록했다. 어시스트 부문에선 리그 1위에 올랐다.
지난 시즌 정규리그 MVP인 동료 최준형이 부상으로 이탈하면서 흔들렸지만, 김선형 덕분에 SK는 정규리그를 3위로 마칠 수 있었다.
김선형은 시상식 후 기자회견에서 “10년 만에 상을 받아서 처음에는 좀 벅찼다. 그래서 준비한 소감을 제대로 다 못했다. 그만큼 저에겐 의미 있는 상이었다. 10년 전보다 훨씬 좋았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수상이)자신 있었다. 물론 받고 싶다고 받을 수 있는 건 아니다. 미디어와 팬들의 인정을 받아야 한다. 끝까지 마음을 놓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10년 전 MVP와 차이가 있냐는 질문에는 “좀 더 무거웠다. 프로 2년 차 때는 마냥 좋았다. 오늘 받은 MVP는 그동안의 저의 희로애락이 묻어있는, 저에겐 무거운 MVP였던 것 같다. 그래서 오늘 받을 때 조금 더 뭉클했던 것 같다”고 했다.
변준형과의 경쟁을 이긴 김선형은 “저에겐 큰 동기부여가 됐다. (변)준형이도 올 시즌 좋았지만, 개인적인 퍼포먼스는 제가 더 좋았다고 생각한다”며 “팀 사정이 어려웠지만, 5라운드부터 끌고 간 게 플러스요인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정규리그 3위 SK는 6위 전주 KCC와 6강 플레이오프를 치른다.
김선형은 “KCC랑 맞대결에서 이기는 게 중요하다. 그 다음에는 (창원) LG가 기다린다”며 “4강에 직행해서 2번 다 우승했는데, 3위로 가서 우승한 적은 없다. 저에겐 또 다른 도전이 될 것”이라고 했다.
제2의 전성기를 맞은 그는 “작년 파이널 MVP를 받고 책임감이 많이 생겼다. 기대치를 채우기 위해 많이 노력하고 책임감을 찾고 뛰었다. 그 결과가 정규리그 MVP라는 올 시즌 성적으로 나왔다”고 말했다.
또 “큰 부상을 입고 다시 밸런스를 찾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다. 그 사이 속도가 줄면서 시행착오가 많았다. 다른 쪽으로 돌파구를 마련하려고 했다. 이제는 발목이 조금씩 회복됐고, 다른 돌파구가 합쳐져서 또 다른 무기가 됐다”고 강조했다.
올 시즌 가장 기억에 남는 경기로는 “(대구) 한국가스공사와 3차 연장까지 갔을 때 기억이 난다. 47점을 넣은 기억이 있다”고 말했다.
김선형은 마지막으로 “언제까지 제2의 전성기를 유지할지 모르겠다. 다만 한계를 두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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