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중 100만명 시대’ 저무는 농구…배구는 관중 늘었다

  • 뉴시스
  • 입력 2023년 4월 16일 08시 19분


프로배구의 인기가 식을 줄 모르는 가운데 2000년대 관중 100만명 시대를 열었던 프로농구는 반대로 차츰 인기가 사그라들고 있어 대조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올 시즌 포스트시즌을 제외한 프로농구 관중 수는 59만9339명, 프로배구 V-리그 관중 수는 47만6707명이었다. 2011~2012시즌 120만명에 달했던 농구 관중은 올 시즌 절반으로 줄었다. 같은 시즌에 35만3135명이었던 배구 관중은 올 시즌 35% 늘었다.

V-리그는 창설 첫해인 2005~2006시즌부터 올 시즌까지 관중 수가 꾸준히 상승했다. 12만2310명이던 창설 시즌 관중은 3년마다 단위를 약진을 거듭했다.

2008~2009시즌 24만728명, 2011~2012시즌 35만3135명, 2014~2015시즌 46만5700명에 도달했다. 2018~2019시즌에는 53만8601명으로 역대 최고점을 달성했다.

반면 오랜 성장을 경험한 프로농구는 2013~2014시즌을 기점으로 관중 수가 하락세에 접어들었다.

2011~2012시즌 119만9938명으로 최고점을 달성한 프로농구는 하락세를 걸었다. 10년 동안 100만 관중 시대를 지켜온 프로농구는 2015~2016시즌 관중 수가 100만명 아래로 떨어져 반등하지 못했다.

앞서 프로농구는 1997년 창설부터 가파른 성장 곡선을 경험했다. 31만2786명이었던 원년 관중 수는 다음 시즌 64만4583명으로 2배로 뛰었다. 2004~2005시즌 101만4596명으로 창설 10년도 되지 않아 100만명 시대를 열었다.

하지만 이후 농구와 배구의 관중 수 차이는 차츰 줄어들었다.

코로나19 이전 마지막 시즌인 2018~2019시즌에는 프로농구가 76만3849명, 프로배구가 53만8601명의 관중을 경기장으로 불러 모아 배구가 농구를 71% 수준까지 추격했다.

2015~2016시즌 프로배구 관중 수가 처음으로 프로농구 대비 50%를 기록했다. 10년 전인 2005~2006시즌에는 12%에 그쳤던 것과 비교하면 프로배구의 성장세는 괄목할 만하다.

최근 프로배구는 여자부가 흥행 보증 수표 역할을 하고 있다. 김연경 등 스타를 앞세워 인기몰이에 성공했다.

지난해 김연경이 흥국생명에 합류하자 올 시즌 여자 배구 관중 수는 사상 첫 30만명(포스트시즌 포함)을 기록했다. 34만7267명이 여자 배구를 보기 위해 경기장을 찾았다.

김연경이 국내에서 뛰지 않던 직전 시즌 관중 수 14만8524명과 비교해 2.34배로 폭증했다.

한국배구연맹(KOVO) 관계자는 “여자부의 관중 수 상승세가 뚜렷하다. 2012년 런던올림픽부터 국제 대회에서 꾸준한 성적을 냈고, 스타 선수를 보는 재미가 생겼다”며 “스타 선수가 상승세를 이끌었다. 여자 배구는 2020 도쿄올림픽을 기점으로 관중이 늘어났다”고 분석했다.

2012 런던올림픽에서 4강 신화를 쓴 여자 배구 국가대표팀은 2020 도쿄올림픽에서 9년 만에 4강 신화를 이어가 큰 인기를 끌었다.

아울러 이 관계자는 “배구 선수가 팬 서비스를 잘한다는 이야기가 꽤 알려진 것으로 안다. 팬과 사진을 찍는 등 배구는 팬이랑 가깝게 소통한다. 그런 부분이 팬에게 긍정적인 점수를 받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한국프로농구(KBL)는 프로농구 관중 수 감소의 가장 큰 원인으로 성장 패러다임 전환을 꼽았다.

KBL 관계자는 “2015~2016시즌 93만명을 기록한 뒤 관중이 감소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리그 초창기는 양적 성장을 위해 관중 프로모션이 많았다. 최근 5시즌 동안 질적 성장에 초점을 맞춰 장기적 내실을 다지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 결과로 최다 관중을 동원한 2011~2012시즌보다 2022~2023시즌 관중은 절반으로 줄었지만, 유료 관중이 90%에 달해 수익은 오히려 45% 증가했다는 게 KBL 측 설명이다.

해당 관계자는 그러면서도 “농구대잔치 시절 스타플레이어가 활약했다. 김승현, 김주성 등 신인 스타가 뒤를 이었던 반면 현재 국내 스타플레이어가 활약에서 미흡한 점이 있다”고 짚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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