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희-전준우-렉스 나란히 부진
‘4번 타율’ 0.180… 10개 구단 꼴찌
작년엔 이대호-전준우 등 3할 합작
한화, 채은성 활약에 ‘막강 4번’
누구를 데려다놔도 안 된다. 좀처럼 터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 프로야구 롯데 4번 타자 이야기다.
17일 한국야구위원회(KBO) 공식 통계업체 스포츠투아이에 따르면 이날 현재 롯데 4번 타자 타율은 0.180으로 10개 구단 중 최하위다. 리그 3위인 팀 타율(0.271)에 크게 미치지 못한다. 롯데 1∼9번 타자 가운데 타율이 가장 떨어지는 자리가 4번이다. 그렇다고 ‘한 방’이 있는 것도 아니다. 롯데 4번 타자 자리에서 홈런은 아직 한 개도 나오지 않았다. 타점(5점)과 득점권 타율(0.133) 역시 10개 구단 4번 타자 중 최하위다.
롯데가 이번 시즌 개막을 앞두고 4번 타자로 낙점한 건 한동희(24)였다. 이대호(41·은퇴)의 경남고 후배로 ‘포스트 이대호’라고 불리는 한동희는 시범경기 때만 해도 4번 타순에서 타율 0.346을 기록했다. 래리 서튼 롯데 감독(53)도 “한동희가 4번 타자를 맡는 게 우리 팀에서 가장 강한 라인업”이라고 힘을 실어줬다. 그러나 정규시즌 개막 후 4번 타순에서 11타수 무안타에 그치자 6번으로 타순이 바뀌었다.
롯데는 대신 ‘베테랑’ 전준우(37)에게 4번 타자 자리를 맡겼다. 전준우는 지난해 롯데에서 선발 4번 타자로 가장 많이(70경기) 기용된 선수다. ‘조선의 4번 타자’ 이대호(36경기)보다도 두 배 가까이로 많은 숫자였다. 전준우는 지난해 4번 타자로 타율 0.297을 기록했다. 그러나 올해는 4번 자리에서 타율 0.200(30타수 6안타)에 그친 뒤 14일 경기에서 상대 투구에 맞아 옆구리 부상을 당하며 전력에서 이탈했다.
서튼 감독은 15, 16일 대구 방문경기 때는 외국인 타자 렉스(30)를 4번 타순에 넣었다. 렉스는 15일 경기 때는 4타수 2안타 2타점을 기록했지만 16일에는 3타수 무안타로 물러났다. 렉스는 지난해에도 1번 타자로 타율 0.378, 3번 타자로 타율 0.336을 기록했지만 4번 타순에서는 타율 0.240에 그쳤던 선수다.
롯데는 지난해까지만 해도 4번 타자 걱정이 없던 팀이었다. 전준우와 이대호 등이 번갈아 가며 4번 타자 자리에 들어서 타율 0.300(1위), 18홈런(공동 5위), 104타점(5위)을 합작했다. 2021년에도 롯데 4번 타자는 3할이 넘는 타율(0.304)을 기록했다. 그러나 올해는 1, 2번 타자가 타율 0.308(1위)을 기록하며 열심히 ‘밥상’을 차려주는데도 4번 타자가 찬스를 살리지 못하고 있다.
거꾸로 4번 타자 자리가 가장 강한 팀은 한화다. 한화는 팀 타율(0.239)은 9위지만 4번 타자 타율(0.400)은 1위다. 한화는 4번 타자 타점(17점)도 1위이고 홈런(3개)은 KT(4개)에 이어 2위다.
한화 4번 타자 자리가 강한 건 시즌 전 자유계약선수(FA) 시장에서 6년 총액 90억 원에 영입한 채은성(33) 덕분이다. 현재까지 한화 4번 타자 홈런과 타점을 모두 채은성이 기록했다. 채은성은 17일 현재 13경기 중 12경기에 4번 타자로 선발 출전해 타율 0.438을 기록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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