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 K리그1 유일 무패팀 포항 김기동 감독
‘저평가’ 선수들 데려와 팀 전력 재정비 뛰어나
올시즌 신진호-임상협 ‘빈자리’도 거뜬히 메워
“새얼굴들 더 잘할수 있어… 이번엔 우승 노린다”
“죽을 맛이다. 매 경기 노심초사한다.”
프로축구 K리그1(1부 리그) 포항의 김기동 감독(52)은 최근 전화 인터뷰에서 “순위 경쟁이 쉽지 않다”고 말했다. 올 시즌 포항은 21일 현재 승점 15(4승 3무)로 ‘디펜딩 챔피언’ 울산(6승 1패·승점 18)에 이어 2위를 달리고 있다. 올 시즌 K리그1 12개 팀 가운데 무패 팀은 포항이 유일하다.
축구 팬들은 포항의 선전을 두고 ‘기동 매직’이라 부르고 있다. 구단에 대한 모기업(포스코)의 지원이 줄어 최근 몇 년간 주요 선수들이 팀을 떠났다. 하지만 김 감독은 선수들의 잠재력을 밖으로 끌어내고, 실력에 비해 저평가된 선수들을 데려와 팀 전력을 다시 정비하는 능력이 뛰어나다. 그런데도 김 감독은 “‘기동 매직’이라고 하면 아마 선수들이 싫어할 것”이라며 “우리가 선두권에 있는 건 내가 구상한 전술을 선수들이 그라운드 위에서 잘 드러내준 덕분”이라고 했다.
포항은 신진호가 올 시즌을 앞두고 인천으로 이적했다. 신진호는 지난 시즌 공격포인트 14개(4골, 10도움)를 기록한 팀의 에이스였다. 지난 시즌 팀 내 득점 2위(8골)였던 임상협도 올해 서울 유니폼으로 갈아입었다. 김 감독은 평소 눈여겨봐 왔던 새 선수들을 데려왔다. 올 시즌을 앞두고 광주에서 영입한 미드필더 김종우는 포항의 7경기에 모두 선발로 출전했는데 신진호의 빈자리를 너끈하게 메웠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 시즌 K리그2(2부 리그) 안양에서 뛴 백성동은 올해 포항 유니폼을 입고 6경기에서 2골 2도움을 기록 중이다. 김 감독은 2017년 프로 데뷔 후 2부 리그에서만 뛰던 백성동을 데려온 것에 대해 “기술이 있는 선수, 중간에서 볼을 받아 상대 진영으로 빠르게 전진할 수 있는 선수가 필요했다”고 설명했다.
2019시즌 도중 포항 지휘봉을 잡은 김 감독은 그해 K리그1 4위로 시즌을 마쳤고 2020년과 지난해엔 3위를 했다. 2021년엔 9위를 했지만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에서 준우승을 차지했다. 김 감독은 “새 얼굴들이 아직 팀 전술에 다 녹아들지 못했다. 김승대와 (외국인 선수) 제카 등 주축 선수들의 경기력도 아직 덜 올라왔다”며 “앞으로 더 잘할 수 있다. 올 시즌엔 우승을 노려보겠다”고 했다.
포항은 22일 선두 울산과 ‘동해안 더비’를 치른다. 김 감독과 울산의 홍명보 감독(54)은 1991년 포항에서 프로 데뷔를 한 입단 동기로 선수 시절 숙소에서 같은 방을 쓰기도 했다. 김 감독은 “울산이 직전 경기에서 대전에 져 독기가 바짝 올라 있을 것”이라며 “그동안 동해안 더비에서는 무승부로 끝나더라도 골은 매번 나왔던 걸로 기억한다. 우리가 골을 더 많이 넣고 이기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이번 시즌 개막 후 울산과 포항은 7경기에서 각각 6골만 허용해 K리그1 12개 팀 중 최소 실점을 기록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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