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명의 라이벌 한국과 일본이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에서 각각 E조와 D조에 배정, 자칫 16강이라는 빠른 단계에서 맞대결을 치를 가능성이 생겼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11일(이하 한국시간) 카타르 도하의 카타라 오페라 하우스에서 진행된 2023 아시안컵 조 추첨식 결과 말레이시아, 요르단, 바레인과 함께 E조에 들어갔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27위인 한국은 FIFA 랭킹 순서로 나열한 포트 배분에서 포트1에 배정됐다. 그리고 랭킹 138위 말레이시아, 84위 요르단, 85위 바레인 등 객관적 전력에서 떨어지는 팀들을 상대로 조별리그를 펼친다.
1960년 이후 64년 만의 정상 탈환에 도전하는 한국은 조별리그 대진 만큼이나 토너먼트 시나리오도 염두에 둬야 한다.
그런데 가장 까다로운 상대이자 라이벌인 일본이 바로 옆 조에 배정, 조별리그 순위에 따라 토너먼트 첫 관문부터 만나는 경우의 수가 생겼다.
우선 한국이 조 1위, 일본이 조 2위가 되면 16강에서 곧바로 만난다. 두 팀 모두 각 조 톱시드를 받은 강팀이지만 최근에는 아시아 팀들의 전력이 상향 평준화돼 무조건 조 1위를 장담할 수 없다. 일본은 신태용 감독이 지휘하는 인도네시아를 포함, 이라크, 베트남과 경쟁한다.
일본이 조 1위, 한국이 조 3위가 돼도 만날 가능성이 생긴다. 이번 대회는 24개 팀이 4개 팀씩 6개 조로 나뉘어 조별리그를 치른 뒤 각 조 1·2위 12개 팀과 3위 6개 팀 중 성적이 좋은 상위 4개 팀을 더한 16개 팀이 토너먼트로 우승을 가린다. 때문에 대진 결정 경우의 수가 복잡하다.
AFC가 조 추첨 전에 마련한 규정에 따라 한국이 조 3위가 되고, 각 조 3위 중 상위 4개 팀이 A,B,C,E조로 구성된다면 한국이 E조 1위인 일본과 만난다.
일본 역시 ‘한일전’ 성사 여부에 관심을 곤두세우고 있다. 일본 매체 ‘풋볼존’은 “조별리그 순위에 따라 한국을 일찍 만나게 될 수도 있다”고 경계했다. ‘사커킹’ 역시 “한국과는 16강 아니면 결승전에서 만날 가능성이 있다”고 짚었다.
한국과 일본이 객관적 전력대로 각 조 1위를 하면, 결승전 전까지는 만나지 않는다.
한국과 일본이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을 제외한 국제대회에서 만난 것은 12년 전인 2011 AFC 아시안컵 4강전이 마지막이었다. 당시 한국은 2-2로 비긴 뒤 승부차기에서 패해 결승 티켓을 일본에 넘겨줬다.
클린스만 감독은 한일전 성사 여부에 대해 “라이벌 일본은 16강에서 만나고 싶지 않다”면서 “한국의 목표는 (16강에서 일본을 만날 일이 없는) 조별리그 1위 통과다. 그리고 결승전까지 나아가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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